저는 성심수녀회 장경순 수녀로 가톨릭신문 84년 11월 4일자(제1429) 7면에 소개된 고한의 두문동 보건진료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은「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하는 산꼭대기의 광산촌입니다.
여기서 살고있는 사람들은 조건 좋은 큰 광업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악조건인 영세기업체의 탄좌에서 일하며 이른바「인생 막장」이라는 곳에서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삶을 이어가지고 있습니다.
흔히「강원도」하면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연상하지만 광산촌인 이곳은 산도 검고 흐르는 물도, 집도, 땅도 모두 검은 곳입니다. 어린이들이 아버지 얼굴을 그리면 얼굴은 당연히 까많게 칠할 정도입니다. 물론 일반 보도를 통해서 여려분도 아시겠지만, 국민학생까지 흐르는 개울을 검정색으로 칠하는 곳입니다.
게다가 지대가 높아서 겨울이 8개월이나 되는 이곳은 가장 추울 때에는 기온이 영하 25~30도를 밑도는 형편입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3천명의 사람들이 살고있는데, 젊은 층들이 많아 어린이들만 1천 7백명 정도를 헤아립니다.
티없고 순진한 어린싹들이 희망과 사랑을 배우며 자라야만 거전한 미래의 기둥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삶이 여의치 못한, 그리고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위험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이곳 어른들로부터 어린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부부싸움, 화투 등의 노름판, 욕지거리와 술타령, 춤바람 등을 볼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양식을 전해주십시오. 이 어린이들이 더 넓고 밝은 눈을 뜰수있도록, 그래서 아름다운 꿈을 키울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여러 신자들께서 가정에서 읽고 둔 책들을 이곳으로 보내주시면 보건진료소내에「마을문고」를 열 생각입니다.
어린이는 물론 주부와 광부 등 어른들도 여가를 값지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책을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인생 막장」에도 꿈이 꽃필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보내실곳:230-79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 16리 10반 두문보건진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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