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을 좀 올려달라고 농성을 하다. 구속된 한 노동자는 법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나는 감옥에 오면서 경찰관 검사 판사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조금이라도 다칠까봐 힘있는 사람들 편에 서서 죄없는 약자를 감옥에 보냈습니다. 이분들이 만약 양심에 따라 일하고 손해를 본다면 이정권 하에서 출세를 못하거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양심적으로 일을 하다가 수년간 옥살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삶을 살아가도록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한(?) 신자
그는 크리스찬은 아니었지만 크리스찬다운 행동을 보여 주었다. 반면에 담당검사로서 그에게 수년간의 구형을 내린 사람은 주일미사 참례도 잘 하고 헌금도 많이 하는 등 열심한 신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담당 변호사 한분은 나에게 그 검사의 태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그분의 처지는 잘 모르지만 이런 일을 처리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별로 고민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 더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했다.
지난 얘기지만 우리교회의 한고위 성직자가 폭력을 사용해서 부담하게 정권을 잡은 대통령을 매스컴을 통해 인정하는 발언을 한적이 있다. 하느님의 뜻이라는 말도 했고 국가가 있고 종교가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 종교 지도자로서 너무나 납득키 어렵고 아부적인 발언을 해서 국민들을 경악케 했었다.
그 분은 성격이 원만하고 교회일을 불평없게 잘 이끌어 나갔다고 칭찬하는 분들이 많았고 또 어려운 시기에 한국천주교회를 이끈 공로자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위에서의 태도는 종교지도자로서의 인격이나 공적 등 모든 면을 의심케 했고 한국 교회에 큰 오점을 남긴 것 같다.
◆복음적 가치에 무딘 이들
신자생활을 오랫동안 해왔어도 세속적인 가치관만 따르고 복음적인 가치관에 대해서는 아주 무딘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사회에서는 공동선을 해치는 사람이 교회에서 규율을 잘 지키고 열심한 신자로 평가되기도 한다. 때때로 이런 사람들이 교회안에서 지도자가 되고 단체를 이끌며 교회관리도 하는데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라기 보다는 제도 조직체로서의 교회를 이끌어 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도 어떤 정당 입후보자는 교회가 부정선거를 조장하고 있다고 불평을 했다. 여러교회에서 건축기금 또는 다른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비열하게 양쪽 후보자를 찾아가 돈을 요구하는 교회도 있었다고 했다.
한국사회 전체에 부패가 각 분야에 침투했다해도 세상에서 소금의 역할이 사명인 교회가 부패되니 더욱 비난이 쏟아지는것 같다.
개신교에서는 오랫동안 비난이 일어나다 이제는「서울의 예수」라는 책까지나와 인기가 있다고 한다. 어떤분들은 이런 형태의 교회발전은 이제 끝이 났고 내리막 길에 들어선 것 같다고 했다.
가톨릭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신자들이 모이면 성직자 생활, 권위주의, 제도교회 등에 대해 불평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에는 이런 불평을 하면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말리기도 했으나 요즘은 그런 경향마저 없어졌다고 한다.
일차적인 책임이 지도자들에게 있기 때문에 비난 역시 위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신자가 아닌 사람들은 신자들을, 신자들은 신부들을, 신부들을 주교들을 비난한다고 한다.
때로 비난은 당연하고 발전에 필요하기도 하지만 상처를 받고 교회를 등지는 사람들로 많은 듯하다. 교회를 비난하다보면 교회안에 있는 진리가 안보이고 신앙이 메마르고 결국은 하느님으로부터도 멀어지는 것 같다.
◆외형에만 치중한 교회
예수님들은 율법과 형식에 얽매였던 종교를 심하게 비난했었다. 당시 제도적인 종교가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졌고 사람들은 해방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무거운 짐을 지워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제도적인 교회를 세우셨다기보다는 복음적인 삶과 사랑의 공동체인 하느님 나라 건설을 강조하셨다고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교회가 확장되고 다시 예수님이 없애셨던 외적인 조직에 얽매이게 되었다.
어떤 신학자는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는 없어지고 교회라는 큰 조직체가 남아있다는 심한 비난도 했다.
물론 효과적으로 교회의 사명을 수행키위해 조직 등 외형적인 것이 필요하지만 교회가 너무 법조직운영 등 외형적인 것에 관심을 두므로『본래 예수님이 가르치신 복음적 삶에 소홀한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지난 11월 세계 주교회의에서도 이러한 점을 인정하고 반성했다.』「교회가 외형적인 면에 치중하므로 하느님과 그리스도에 관해서는 너무 소홀했다.
김수환 추기경님도 세계주교 시노드에서 아래와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교회가 오늘의 세계물결 속에서 교회제도를 구하려다보면 결국 기독교는 자기를 잃고만다. 오히려 제도를 문제삼지 말고 우리의 현교회가 진정한 교회인가를 깊이 반성하고 그리스도의 정신대로 살아갈때 오히려 기독교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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