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당국의 통계 조사에 의거하면 73년 말 현재 신자 총수는 95만3천 7백99명이고 그 중 냉담자 총수는 11만7천 209명으로 밝혀졌다. 신자 수로는 총인구 수 약 3천3백만(73년 말 현재 추산)에 대한 2.8%에 해당하고 냉담자 수로는 총신자의 12%에 해당하게 된다. 이와 같이 신자 대 총인구의 비율이 어제까지의 2.5%에서 0.3%의 상승률을 보이게 된 것은 과거의 장기간 냉담자를 신자 수에서 제외하엿던 통계 방법을 지양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냉담자의 비율도 과거의 약 10% 정도가 12%로 높아지게 된 것을 주목해야겠다. 또 때마침 서울대교구 모본당에서 냉담자에 대한 실지 조사 결과가 12일자 본지에 보도되고 있다. 그 조사에 의하면 90가구 냉담자 중에서 그 원인에 있어서 47%가「교회에서 받은 소외감과 그로 인한 자신의 무관심」이고 30%가「경제적 궁핍」때문이고 17%가「자녀와 본인의 혼인문제」로 기인하고 나머지 6%가「병 치료를 위한 예배당 행, 본당 회장과 마음이 상해서, 신부와 감정이 나빠서」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조사 결과는 서울의 특정한 한 본당의 사례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그러나 대체로 냉담 원인의 경향과 추세를 짐작하기에는 매우 좋은 표본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이를 기준으로 하여 몇 가지의 문제점을 검토해 보려고 한다.
먼저 소위「냉담자」라는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건대 신앙생활이 부성실한 자「식어졌다」는 뜻으로서 쓰여져 있고 이것을 판별하는 표준으로서 일 년 두 차례의 판공성사를 3년 이상 계속 궐(闕)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성서에서 말하는『덥지도 차지도 않고 미지근하기만 한 자』(묵시록 3ㆍ16)에 해당하여 그들은 하느님의 입에서 뱉아 버림을 받을 만한 것으로 요한사도는 엄중한 묵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그리스도는 루까복음에서『백 마리 양 중에서 한 마리의 양을 잃었을 때 아흔아홉 마리는 들판에 그대로 두고 그 잃은 양을 찾기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니겠다』는(15ㆍ4) 취지의 말씀을 남기셨다. 여기서 말하는 잃은 양은 바로 우리가 말하는 냉담자를 지칭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와 같이 한편에서 냉담자를 순계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전력을 다해서 그들을 포섭할 것을 권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교회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교회 상황으로 볼 때 냉담자의 발생에 대한 사전 예방이 부족하고 또 표면화 된 냉담자의 사후 수복(修復) 대책이 너무나 허술하다는 것을 자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전기 조사 결과를 실례로서 교회에서 받은 소외감 현상은 교회 안밖을 막론하고 세소공인하는 사실이다. 이것은 근원적으로 그 원인을 추구해 볼 때에 우리 교회의 개인구령 위주의 의식구조에 봉착하게 된다. 과거의 오랜 세월 자기 영혼 구하기 위한 신앙에 몰두한 나머지 교회의 공동체적 형제적 유대의식이 결핍되었다는 사실이다.
외교인들이『예배당에 가면 떠들썩하지만 따뜻한 맛이 있고 성당엘 가면 엄숙하지만 냉랭한 기분이더라』고 말하는 그들의 인상이 바로 앞에서 말한 우리의 허점을 찌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겠다.
다음은 기왕 형성된 냉담자들에 대한 사후 복구책은 어떠했는가? 한마디로 말해서 그것마저 역시 냉담한 태도였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냉담자가 옳았다거나 합리적이었다거나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불행하게도 길 잃은 양들인 것이다. 착한 목자이라면 온 들판을 헤매면서 그들을 찾아야 하고 같은 동무양들도 함께 찾아 나서야 한다.
이제까지 우리 목자나 지도자들이 소외감에 빠져 있거나 고민하고 있는 그들을 동정하거나 따뜻하게 감싸 주는 대신 그들을 냉시하거나 방치하거나 아니 했던가? 심지어는 제적까지도 했었다. 그리고 앞의 조사 결과에 대한 또 하나의 실례로서 본인 또는 자녀의 혼인조당 때문에 냉담된 자의수효가 17%에나 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혼인문제에 대한 교회의 교육 부족에도 그 책임이 없지 않고 또 사후의 바로잡기에 당사자와 교회가 너무 소홀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냉담자의 원인 분석과 그 대책을 모색해 본 결과 결국은 교회가 신자들에 대한 교회와 신앙의 본질에 관한 재교육이 더욱 절실히 요청되는 것이다. 지금은 바야흐로「화해의 성년」이 진행되고 있는 때이다. 참회와 화해와 쇄신이 진정으로 이루어지려면 가장 현실적인 사건으로서 11만이나 되는 많은 광야에서 방황하는 길 잃은 양들이 참회의 회심을 통해서 하느님과 교회와의화해를 이룩하는 총 회두의 선포를 하고 그 목자들과 우리 안의 양들과 우리 밖의 양들이 총 화해의 개가를 올리도록 전심전력이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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