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하여 숨을 쉬어야하는 것처럼 영혼이 살자면 기도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기도란 하느님과의 대화이다. 대화를 하려면 먼저 상대방을 만나야겠기에 하느님과의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 또 그의 우월성을 찬미하고 감사하며 잘못을 용서 청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등등의 말을 많이 들었고 또 그렇게 알고 있다. 그런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알게 된 지식 즉 믿음을 내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내 삶의 문제이기에 나의 경험을 밝히려한다.
나는 「나와 절대자를 안다는 것」, 이것이 바로 기도생활 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알기 보다는 어머니 복중에 잉태되던 순간을 생각해봄이 더 좋을 것이다. 나의 존재를 제일먼저 깨달았을 어머니께서도 빨라야 내가 생긴지 1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알았을 것이다. 이처럼 나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절대자께서는 자기의 영원한 지혜에 간직하고 있었던 나를 이 세상에 내보내려고, 부모님을 통하여 어머니 태중에 잉태시키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는 것이, 부모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나의 것도 아니며 오직 절대자 아니면 하느님으로 불리는 『나는 곧 나다』(출애 3, 14) 하신분의 것이고 내 생은 그분으로부터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분을 가리켜 요한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4, 8)하셨다. 그런데 참으로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이 나만이 아니라 아무리 부족한 사람이라도 모든 사람을 다 그렇게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때문에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 뿐이며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마태23, 8~9 참조) 하셨다. 그러기에 나에게 주어진 생명과 건강과 돈 그 외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하여 약한 형제의 자유와 권리를 짓밟으며 자기만이 살려고 아웅다웅 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과 다른 형제들의 좀 더 풍족한 삶에 도움이 되도록 나눔의 생활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는 바로 그 일에서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을 찾으려고 애쓰며 그분의 인도하심을 좋든 나쁘든 기쁜 마음으로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생활이야말로, 처녀로 임신을 하였다면 얼굴을 들지 못할 부모님들의 체면이나 돌맞아 죽임을 당하던 모세법을 적용받던 시대에 자신의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9시간이나 설득하던 가브리엘 천사의 말에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1, 38) 하신 것처럼 순종으로 응답 하므로 구세주의어머니가 되셨고 천상천하의 모후로 높임을 받으신 마리아를 본받는 기도생활이 될 것이다.
또 가진 것 없이 거지로 살으셨지만 『오 나의 전부여, 오 나의 전부여』란 말만 되풀이하시며 오랫동안 기도하신 평화의 사도요 제2 그리스도라 불리는 아씨시의 프란치스꼬 성인과 그분이 설립한 수도회에서 복음을 생활화 하면서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15:13)라는 말씀을 자기의 생활에 적용시킨 사랑의 순교자 막시밀리안 마리아꼴베 성인의 삶일 것이다.
기도생활이란 나와 하느님 사랑을 아는 생활이요, 복음을 생활화 하는 삶이며 믿음을 자기생활에 직접 적용하므로 죽은 믿음이 아닌 살아있는 믿음의 생활일 것이다.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은 비어 있는 마음이기에 성령으로 채워질 것이고, 위에 말한 성모님이나 성인들처럼 어떤 처지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일 것이다. 따라서 그는 동요 없는 평화를 누리고 항상 기뻐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모든 점에서 참으로 해방 되고 자유로운 경지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고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두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마태22, 37~40)
구만섭<경남 양산군 기장읍 대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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