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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권 비공인단체」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부쩍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탄생한 단체는 전국 규모만도 7개나 되며 여기에 각 교구별 지회와 부분별 소단체를 포함시키면 상당한 숫자에 이른다는 것이다(가톨릭신문 4월2일자).
교도권 비공인단체란 해당 교구장이나 한국 주교단으로부터 정관인순을 받지 않은 임의 결사체적 성격을 띠는 교회단체를 일컫는다.
이 방면의 대표적인 단체로는 이미 70년대 중반에 탄생、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있다.
또 이와 유사한 성격을 띠면서 성직자 외에 평신도가 대거 가담한 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이 작년11월 조직되었다. 이 단체의 지역조직의 결성이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4월1일 「정의구현 전북연합」이 창립총회를 갖고 첫번째로 결성되기도 했다.
82년에는 가톨릭농민회、JOC 「천도빈」、노동사목협의회、대학생 연합회 등의 단체로 협의회를 구성한 「천주교사회운동협의회」가조직된바 있다. 이 단체는 공인단체와 비공인단체의 협의체라는 점에 조직적 특성이 있다.
이외 최근 몇 년 사이에 결성된 것으로 「천주교 도시빈민협의회」 「전국가톨릭청년단체 대표자협의회」 「가톨릭 민중교육연구회」 「가톨릭문화운동연합」 「빛모임」 「천주교청년사도회」등이 있으며 이 같은 단체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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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체를 보는 교회내의시각은 다양하다. 크게 나누어 긍정론과 부정론 두 가지로 집약되는바、전자의 논리는 주로 『제2차 바티깐공의회에서 강조된 「현세질서의 복음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사회 속으로 적극 뛰어 들어야 하며、이에 「하느님백성」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평신도들이 앞장서야 한다는데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반면 후자는 교계제도를 중시하는 입장으로 『사회운동이건 신심운동이건 교회 내 모든 활동은 가톨릭교회의 보편성과 통일성의 유지를 위해 교도권의 공식적인 인준과 그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는데 논리적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거론코자 하는 것은 긍정론과 부정론을 서로 부각시켜 갑론을박식의 갈등의 장을 유발코자함이 아니라 그에 앞서 비공인단체 발생의 배경을 살피고、이와 관련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사회교리와 그 이후 수시로 발표된 교리가 한국적 토양에 어떤 행태로 구현되고 있는가를 먼저 살피는 일이다. 나아가 이에 관한 한국교회 내 각 계각층의 활발한 여론조성을 통해 한국교회 「사회사목」의 올바른 위상정립의 계기마련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사실상 비공인단체의 존재사실 자체가 옳으냐 그르냐는 등의 가치 판단의 문제는 비공인단체의 탄생배경 및 활동실상 등에 관한 사실판단의 문제가 전제된 후 논의되는 것이 논리상의 순서가 아닌가 한다. 단지 「교회단체의 명칭을 쓰기위해서는 교회당국으로부터 정관의 인준을 거쳐야한다」는 교회법 제300조에 저촉된다는 사실하나만으로 이들 단체를 일률적으로 규정짓기에는 사목상 무리가 따른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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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인단체의 탄생배경에는 우선 제2차 바티깐 공의회 정신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공의회는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현세질서의 각 방면이 복음적 가치로 질서 지워질 것을 촉구하는 한편、이의 구현을 위해 교회는 사목적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이 같은 정신을 수용하기 시작할 무렵의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탈후진화를 부르짖는 동시에 정치ㆍ사회적으로 극심한 변혁기에 처해 있었으며、그와중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와의 갈등이 표출되는가하면 파행적인 정체제도의 운영으로 말미암아 숱한 인권유린행위가 팽배하는 등 각종 사회의 「구조악」들이 공동선추구를 크게 위협하고 있었다.
이 같은 사회적토양은 부분적이지만 공의회정신의 「사회교리」가 부각될 수 있는 여건이 충족되었던 셈이라 할 수 있으며、한국교회는 그 구체적인 삶을 위해 평신도사도직협의회와 정의평화위원회 등의 각종 사도직단체들의 조직、활동에 들어갔다.
문제는 정의평화위원회와 같은 기존의 유사한 성격의 공식 단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의구현사제단 등의 임의단체가 왜 발생했는가하는 점이다. 여러 요인이 있겠으나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존단체로는 하루가 멀다하고 급격히 변하는 한국의 정치ㆍ사회의 움직임에 효율적ㆍ능동적으로 대처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던 까닭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교회를 이끌어가는 주교단 역시 협의체라는 기구의 특성상、또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회각계각층을 사목해야하는 목자적 지위상、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용」을 취할 수 밖에 없는 사목성향도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교회 내、「진보그룹」의 탄생을 용인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크게 본다면 비공인단체들의 탄생은 공의회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교회 내 일부 진보그룹들의 자생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아직 공의회정신을 만족할 만큼 수용하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참작한다면、교회가 쇄신의 도정에 놓여있음을 우리는 쉽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임의단체 문제도 앞으로 교회가 중지를 모아서 해결해 나가야할 숙제임을 우리 모두는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교회는 이들 단체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ㆍ교회내적 배경과 원인의 탐구에 노력을 경주、「다양성속의 일치」와 「보편성의 원리」를 주의깊게 살피는 한편 공의회문헌 중 「평신도사도직교령」이 강조하는 「목자와의 일치」와 「교회의통일성」도 아울러 살펴야하며 마지막으로 최근 평신도들의 사회참여와 교회 내 역할의 강화를 강조한 요한바오로2세의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한국적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목적 대책을 마련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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