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여름 날 저녁미사-아빠와 알면서 성당을 알기 시작했다-조용히 타고 있는 촛불 아래 조용한 신부님의 말씀『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깊은 강물처럼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신자들, 모든 것은 처음 보는 것 이상한 것 신비스러운 것 또 모르는 것뿐이었다.
연륜이 쌓이면서 아빠와 친해지고 그렇게도 먼 거리에 있었던 성당으로 조용히 다가가고 있는 지금이다.
우리 삶의 시작이 그곳에서 비롯되고 우리 삶의 종말이 그곳에서 끝나는 무한한 진리가 생활의 참 모습이 그곳에 있음을 나는 왜 모르고 살아왔을까. 얼마 전 주일미사에 간 사이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가 있었던 어느 남학교의 제자 한 사람이 결혼을 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러 왔었는데 만나서 축하의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 섭섭하게 된 일이 있었다. 지난 번 편지에 예쁜 아가씨를 소개해 달라는 간청이 있더니 어느 사이 착실한 신자인 아내를 맞이했다니 더욱 반가운 일이었다.
그렇게도 어려운 결혼이란 과정에서 천주의 집안으로 들어갈 길을 알게 된 그와 나 사이에는 남달리 통하는 어떤 마음 놓이는 푸근한 옛날에는 없었던 새로운 대화가 있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주님의 식구로서 선택된 기쁨의 악수도 또 있었으리라.
그날 저녁미사, 나에게는 그렇게도 서먹하게 들렸던「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그도 알게 되는 날 우리는 다시 만나서 주님께 감사해야겠다.
우리가 그에게 선사한『사랑의 회복』(루이에블리 저)이라는 책을 다 읽고 이해하는 날 그는 또 나에게 편지를 보내 주리라. 주여 이 모든 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어느 사이 우리집 꼬마들도 제법 자라서 단조로운 엄마의 생활에 변화를 그리고 기쁨과 웃음을 주고 그 옛날 철없이 굴었던 개구쟁이 남학생들도 이제는 모두가 의젓한 신사가 되었으니 나는 그들에게 아름다운 하늘나라의 얘기를 들려 주고 다 같이 손을 잡고 뜻있고 보람 있는 생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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