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73년 말 한국 천주교회 교세 통계표를 보고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이번 통계는 신자 파악을 되도록 실수에 가깝게 파악해 보려고 로력한 듯 보인다. 통계란 되도록 실수에 가까워야 신빙성이 있는 것이지 실수와 동떨어진 수자만 나열한다면 이런 통계는 차라리 유해무익한 것밖에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무릇 CCK는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의 공식 기관이므로 이 통계표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금년에는 통계표를 발표하면서 본보 915호에 실린 기사와 같이 행방불명된 신자들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에 18.7%라는 높은 증가률을 나타냈으나 실은 작년까지 감소 요인으로 계산하던 행방을 모르는 신자수를 이번부터는 실수에 포함시켰기 때문으로 이 수를 공제한다면 실제 신자 증가 수는 23.326名으로 72년 말 신자 수 80만에 비하여 2.9%의 증가만을 나타냈을 뿐이다. 이는 한국 인구의 자연 증가율 1.7%를 상회하는 것으로 신자 증가는 전교하여 영세 입교시킨 등좌로 반가운 현상이다.
또한 반가운 현상은 한국 천주교 신도 수가 95만을 돌파하여 가까운 장래에 즉 네후년쯤에는 백만명을 돌파하리란 展望이다. 그동안 한국 천주교회는 꾸준히 발전하여 왔으나 백만신도 돌파란 좀처럼 넘어서기 어려운 선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95만명을 돌파한 이때 지금까지 증가하는 추세를 계속만 한다면 늦어도 내후년에는 백만 신도를 돌파하리란 공산이 크다.
물론 신자의 양적 증가가 곧 교세 발전의 전부로 착각하는 단견은 삼가야 하겠지만 우선은 양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고 기뻐하는 동시에 신자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하겠다는 사실을 통감하는 바이다.
즉 신자들을 영세 입교시키는 것만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영세 입교한 신자들의 계속적 교육 또는 신자 재교육을 통하여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한결같은 복음의 사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평신도 사도련만이 오늘 같은 사회에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식임을 알았을진대 평신도 사도들을 양성하기 위하여서는 영세 입교한 신자들을 그냥 방치해 둘 것이 아니라 잘 훈련 양성하여 그들이 침투하고 있는 사회
저변 구석구석에서 복음을 전파토록 해야 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연미 통계표를 보고 느낀 바는 근대화 현상으로 난농 현상과 도시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음이 교회 내에서도 뚜렷하다는 사실이다.
대교구와 부산 및 서울 근교에 있는 수원교구를 제외하고서는 모든 교구에서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즉 지방에서 배출된 인구가 도시로 흡인된다는 사실을 이 통계표를 보고도 실감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대책도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에는 이향자 사목을 전담하는 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사목규모가 원래 막대한데다가 실무자의 부족 또는 예산의 뒷받침이 미약한 탓으로 이향자들이 도시에 있는 교회 공동체에 흡수되어 신앙생활을 계속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되니 이향자들이 도시에 정착하여 소외감 없이 즉시 도시교회 공동체에 대응하여 신앙생활을 자기 고향에서처럼 할 수 있도록 도시교회에서 특별 안배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신자들은 자기 교적을 하루 이틀 미루다가 자기가 소속 없는 공중에 뜬 신자가 되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해야 하겠다. 12만6천여 명이 이렇게 미결처리되어 있다는 사실은 영세 받고 나서도 무관심하여 교적에는 신성을 안 쓰기 때문에 이런 불명익스러운 일이 생기는 것인즉 각자는 자기가 안정되어 정착되는 즉시로 교적을 자기 소속 본당으로 이적시켜 확실한 신자가 되어야 하겠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요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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