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사도직중앙협의회는 74년도 전국 총회를 오는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왜관「피정의 집」에서 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총회는 연례적인 총회에 곁들여 어떤 특정주제를 중심으로 한「세미나」를 겸하고 또 현재 주교회의사무처가 성안 중인 교구 조직 및 평신도 단체 조직 단일화에 따른 평신도협의회의 쇄신책을 검토하는 것이 주요 의제로 상정되는 것 같다. 먼저 평신중협(평협)의 성격과 이제까지의 구조와 활동의 실제 면을 회고하면서 그 의식 쇄신의 문제를 고찰해 보려고 한다. 한국 교회의 평협은 창립된 지 이미 수 년을 경과했고 총회를 거듭하기 몇 차례가 됐다. 그 연륜으로 보아서는 조직 체계에서나 활동 실적에 있어서 상당한 기반과 진전이 있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으로 과연 평협은 창립 초부터 년 1차의 총회 때마다「신자 배가운동」「출판물 보급」등의 실속 없는 구호를 되풀이하거나 1년 1차의「평신도의 날」행사며 포스타의 배부와 평신도 특별헌금을 거두게 하는 일 이외에 무엇을 어떻게 하였던가? 또 조직체로서 투명한 성격의 산하 조직을 확장하거나 정비하는 등 효율적 체계화의 노력이나 실적을 거두었는가?
이에 대해서는 때마침 지난 10일 열린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서「전국 기구이면서도 조직이나 활동이 거의 없는 평신도 사도직 중앙협의회에 대한 문제점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본보 918호)사실이 바로 증언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원인에 대해서는 평협이 그 창립 단계에서 그 성격 규정이나 활동 목표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없어 성급히 조직 자체에만 서둘렀던 말치한 발족에까지 소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후의 발전 과정에 있어서도 주로 평협 지도층의 조직적 창의와 실천 역량의 부족에서 유래한 것이 클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를 지도 육성해야 할 교구 당국들의 리해 내지 협력의 결지에도 큰 원인이 없다 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마 주교 상임위원회에서 그만큼 평협의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의식을 부여했다는 사실은 다행한 일이다. 또 평협측으로서도 지금 CCK 당국에서 교회의 전반적 구조 개혁 방안이 성안 검토되고 있음을 계기로 평협 자체로서도 평신도 조직의 전면적 쇄신안을 토의 주제로 삼는 것은 실로 시기에 알맞는 중요한 사안이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할 뿐이다. 다만 현재 교회 조직상의 문제로서 사목협의회와 평신도사도직협의회와의 관계에 대해서 개념ㆍ성격의 올바른 리해가 없어 혼동시하는 경향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두 개의 조직 성격에 대해 여기서는 상론할 겨를이 없으나 그러나 사목협의회는 문자 그대로 사목에 관한 자문기관적인 협의체로서 성직자ㆍ평신도ㆍ수도자로 구성되는 것으로서 그 조직체의 근거도 주교 사목 교령에 두고 있다. 이와는 달리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평신도 사도직을 조직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자률적인 협의체로서 평신도만으로써 구성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그 법적 근거도 평신도 사도직 교령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두 개의 조직은 그 사명과 조직 방식이 명백히 다른 것이므로 당연히 병립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두 개의 협의체는 근본적 사명이 같고 한 교회의 테두리 안에서의 조직체이기 때문에 절대로 분립될 수 없고 어디까지나 조직이나 활동 면에서 상호연관, 보완의 관계로서 일치되어야 할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다음은 이번 총회의 연수주제에 대해서는 아직 심의 중에 있어서 발표된 바 없으나 작년도의「평신도의 진로」에 대한「세미나」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감안하여 금년도에는 좀 더 교회가 특히 평신도가 당면한 구체적인 사항을 다뤄 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일례를 들면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 교회의 사회 참여가 강조돼 왔음이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구체적 실제적으로 이를 구현함에 있어서는 이론적(신학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허다한 문제점에 봉착한다. 오늘날까지 막연하게 지극히 개념적으로만 교회의 사회 참여를 부르짖고 있 는이때 특히 한국적 현상으로서「종교의 참여」문제가 사회의 큰 이벤트(사건)가 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이러한 문제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충분한 검토가 가하여져 교회와 사회와의 관계가 올바로 정립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념원이 간절하다.
끝으로 하나 더 촉망하고 싶은 것은 평신도 교육에 대해 한층 더 깊은 고려를 보였으면 하는 것이다.
전년도 총회에 절대 다수의 의견으로서 평신도의 재교육이 더없이 강조되었고 그 결과 평신도를 위한 평신도의 강론 참고서가 될 만한 이른바「교재」편찬의 요청이 결의되었고 그에 따른 평협본부의 편찬이 끝나 이번 총회까지는「생활하는 신앙인」이란 제목의 책자가 발간된다고 발표되었다. 이것은 73년도 총회의 유일한 구체적 성과의 표시로 보아서 경의를 표해마지 않는다. 이에 주조가편의 뜻으로 일반 평신도의 보편적인 재교육과 병행해서 또는 그것을 촉진하기 위해서 평신도 지도자를 위한 특별 연수가 필요하다.
이는 이미 각 교구에 따라서는 상당히 실시되어 있는 곳도 없지 않으나 교구별 또는 전국적 규모의 연수를 연 1ㆍ2차 실시함으로써 작금 양년의「세미나」실적을 좀 더 광범하게 효율적으로 발휘하는 길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오늘의 평신도 재교육과 지도자의 양성이 시급한 요청임을 감안하여 한국 평협으로서 마땅히 주목되어야 할 사업으로 충분한 고려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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