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은 전세계적으로 성소(聖召)를 위해 기도하는 성소주일이다. 이에 따라 금년 4월 16일은 제26차 성소주일이다.
세례를 받은 모든 사람들은 성소、즉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따라서 넓은 의미의 성소란 신자 모두가 받고 있고 이를 각자의 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좁은 의미에서의 성소는 사제정소나 수도성소를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성소주일에 강조하는 성소란 이 좁은 의미의 성소를 말한다.
성소를 이같이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 것은 세례받은 신자의 소명의식을 자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례를 받는 그자체가 곧 부름 받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사제와 수도자 역시 세례받은 신자 중에서 선택되고 소정의 교육을 받고 직무를 부여받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자명해진다.
그래서 교회는 가정을 또 다른 의미에서 「성소의 보고」라고 부른다. 좁은 의미의 성소는 넓은 의미의 성소에서 탄생되는 것이다. 결국 가정없는 성소란 있을 수 없으며 성가정은 성소의 온상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제2차 바티깐공의회가 평신도의 왕직ㆍ사제직ㆍ예언직을 부각시킨 것은 성소의 보편성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평신도의 왕직ㆍ사제직ㆍ예언직은 87년 제7차시노드에서도 강조되었으며、제7차 시노드의 결과로 지난 1월 발표 된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에서 재확인되고 있다.
성소주일을 맞아 세례받은 모든 신자들은 부르심의 소명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가정을 꾸미는 결혼역시 하나의 성소임을 자각해야한다. 그리고 결혼생활 그 자체도 성소이며、결혼의 결실이 또 다른 성소를 태동시킨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성소란 「하느님의 부르심」이기 때문에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응답없는 부르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부르심에 귀 기울이며、부르심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유념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80년대에 접어들어 한국교회의 사제ㆍ수도성소는 증가추세에 있다. 선진교회의 신학교들이 지원자가 없어 곳곳에서 폐교되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80년대에 2개의 대신학교(대구ㆍ수원)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부산교구 대신학교가 91년에 개교하며、수년 내 대전에서도 대신학교가 설립될 예정이다. 그러나 성소계발은 끊임없이 노력하는데서만 이루어질 수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방심하다 보면 선진교회의 아픈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소주일을 맞아 각자가 주님의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하고 있는지 자성하면서 성소계발ㆍ육성에 참여하는 일에도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