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합은 1986년을「세계 평화의 해」로 선언하였다.
우리는 대량살육을 하려는 전쟁이 인간생활을 무서운 파멸로 몰아넣은 시대 또는 장소에 살고있다. 그것은 늘 이론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다. 논의되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그러한 전쟁을 회피할수 있는가? 그러기 위한 수단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정말 살기 좋은 장소로서의 지구촌을 영속시키려는 인간의 노력이 세계평화의 해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
오늘날 우리 눈앞에 세계는 곤궁과 폭력과 부자유 공포의 논리만이 산재해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가난한 사람들에게 현대 세계의 무거운 짐을 부당하게 지워줄 뿐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천재지변이 없다 하더라도 무서운 도전에 직면해야만 한다. 저개발의 문제는 그 수많은 차원에 있어서 세계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점증하는 위협이 된다』고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의 내부적 평화가 가능하려면 곤궁의 축소는 불가피한 공적 과제인 것이다.
또『경제적 착취와 사회구조의 내부 긴장으로 인하여 자기 방어력이 없는 사람들과 환멸에 젖은 사람들이 파괴적인 폭력의 제물로 버려질 때에 평화는 소멸된다. 더욱 동과 서의 대립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핵무기의 공포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 공포에 대처하는 길은 오직 핵무기의 감축 및 핵전쟁 가능성의 감소조치에 동의하는 협상의 진전일 뿐이다.
그래서 폭력의 축소로서 비폭력의 실천과 핵무기에 대한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숙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권력의 힘에 예속될 때에 부자유의 상황이 일어난다』
간접적으로는 경제력이 사람들로부터 정당한 참여의 권리를 박탈하고 사람들을 사회 경제적으로 종속시킬 때에 부자유의 현실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부자유의 축소는 외적영역의 법적형성 뿐아니라 인권 내지 기본적 권리를 확보하는 일이 긴요한 것이다. 실제로 권력의 행사가 증오와 분열의 참단한 결과를 초래할때 평화는 사라지고 만다.
우리는「극동의 화약고」, 언제 폭발할지도 모를 위험지대에 살고 있다. 국토분단과 민족분열의 한복판에 살고있는 것이다.
군사선을 중심으로 우리 민족은 민족내부의 최대의 자원과 노력을 허비하여 남북이 군사적 대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의 군사비만해도 70억불이라는 거액을 쓰고있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대화재개로부터 1년이상 지난 오늘날 남북의 교역도 이산가족의 계속적 면회도 실질적 성과는 무엇하나 실천되지 않고 있다. 회의의 예정만을 길게 끌고있는 형편이다.
대화의 목적이 민족의 운명을 타개하는데 있다면 또 이 사명감에서 그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책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 아닌가? 북한의 전략전술이 그렇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다 알고 남북회담에 임한 것이다.
진실로 인내와 화해로 꾸준히 북한의 자세를 바라보며 우리의 진실된 방침을 내세워 나가야 한다.
우리 민족의 평화야말로 세계의 평화를 가져온다. 우리는 세계평화의 해를 맞으면서 민족내부의 문제로 해결할수 있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국 천주교회가 현대 한국민족의 문제에 있어서 교회의 입장을 살피고 그 책임이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다.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한 분이 그리스도이다.
우리 민족의 통일은 평화의 복음에 응답해서 새로운 인간관계에 구체적으로 참가하는 동시에 새로운 공동체즉 새민족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분열되었던 민족을 사랑과 평화의 정의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우리 민족에는 반드시 절대적인 평화의 성격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 평화의 성격이란 민족문제가 해결되어 민족의 통일이 실현된 결과 또 통일이 실현된 경우에만 전쟁의 요인이 없어지고 평화가 확보되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나 그것뿐이 아니다. 그것은 일체의 무력행사를 용납않고 절대적인 평화의 이행과정을 거쳐서 평화적 수단에 의해서만 달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신앙의 빛을 받아 세계가 참된 형제애에 살고 또한 인간조건을 변혁시키는 그리스도의은총이 이 세계에 주어지고있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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