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ㆍ일치ㆍ사랑의 결정체인 성체 속에서 각자의 삶을 성화시켜 가정과 이웃ㆍ사회에 불을 밝혀야하는「성체와 가정의 해」가 시작됐다. 그 어느때보다도 성체에 대한 관심과 존경이 강조되는「성체와 가정의해」를 맞아 성체조배와 성체현시를 언제나 성체 속에 현존하고 계신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기쁨과 사랑으로 충만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보(隣保) 성체수녀회(舊성체회ㆍ총장=이인규 수녀ㆍ전주시 중노송동 3661번)를 방문, 하루를 함께 했다.
성체를 공경하고 성체성사의 뜻에 깊이 새겨져 있는 정신에 따라 복음을 살아가고 있기에 86년 성체와 가정의 해를 남다른 기대와 기쁨 속에서 맞이한 인보성체수녀회는 변함없이 성체와의 만남으로 하루해를 시작하고 있었다.
1월 2일「성체와 가정의 해」첫 목요일 성체현시를 함께 하면서 기자는 이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체험하며 인보정신으로 거듭 살아 갈 것을 다짐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었다.
짧은 겨울해도 아직도 깜깜한 새벽 5시 10분. 짧은 기상 종소리에 잠을 깬 수녀들은 침묵 속에서 일과를 시작했다.
아침미사와 성체조배, 미사로 이어진 수녀원의 새벽시간은 성체성사 속에 내재해있는 인보주의(까리따스)를 보다 폭넓게 확산, 실천하기 위한 힘을 구하는 간절한 기도와 소망이었다.
십자가의 죽음을 예견한 예수 그리스도는 최후의 만찬 때 제자들의 발을 씻어줌으로써 인류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몸소 보였으며 우리에게도『너희는 서로 사랑하라』(요한 13, 14)는 말씀을 남겼다.
그리스도의 이같은 사랑이 성체의 모습으로 현존하고 있기 때문에 인보성체수녀회는 죽기까지 당신을 온전히 비우신 예수를 본받아 자신을 비우고 성체로 사랑을 채워「마음 바르게, 부지런히」삶으로써 충만한 기쁨을 생활화하고 넘치는 행복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이처럼 각자의 활동분야에서 인보정신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 인보성체수녀회는 매주 목요일 전회원이 참여한 가운데 성체현시를 실시, 성체 속에 내재한 의미를 묵상하며 이를 삶의 원동력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미사후 회원들은 보건체조화 청소를 했으며 아침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침묵이 해제됐다.
오전 8시 각 부서별 삐뚜룸(아침조회)을 가진후 성체현시를 시작한 수녀들은 끊임없는 기도와 묵상을 통해 매시간 마다 자신을 성체와 일치시키고 있었다.
낮기도를 마친 수녀들의 점심식사는 간단했다. 신정 이튿날이었으나 떡만두국에 김치와 동치미가 전부였다.
성체성사로 영혼의 주림을 해결하듯 하느님이 주신 일용할 양식으로 즐거운 식사를 마친 수녀들은 앉은자리에서 자신의 그릇을 씻고 닦아 서랍에 넣은후 조용히 식당을 빠져 나갔다.
60여명에 이르는 대가족이었지만 소란함없이 설겆이하는 모습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일을 빈틈없이 해내는 수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것 같았다.
식사후 약간의 휴식시간에 수녀원을 둘러볼 수 있었다.
수녀원을 들어서면 오른편에 사제관과 총원인 성 요한의 집이 있으며 좀 더 윗쪽으로 본원이 자리잡고 있었다.
잔설이 군데군데 남아있는 수녀원은 영하의 차가운 날씨로 인해 더욱 적막함에 싸인듯 했다.
오후 2시가 되자 수녀들은 다시 성당에 모였다.
관상수도회와는 달리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이보성체수녀회는 이 세상과 인간의 구원을 위해 이땅에 오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 전날 당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듯이 가진바 모든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면서 살아가고 있다.
때문에 목요일을 제외한 날들은 매일 1시간씩 성체현시를 통한 성시간을 가져 성체에 대한 공격심과 사랑을 높이고 있다.
이날 성체현시는 오후 6시 성체강복으로 끝났으며 저녁기도 후 수녀들은 취침시간 10시까지 대침묵 속에서 하루동안의 은총을 용해하고 있었다.
이같은 성체현시를 바탕으로 인보성체수녀회는 성체의 핵심인 나눔ㆍ사랑의 정신이 모든 이들 속에 파급되도록 인격존중과 평등주의에 입각, 인보정신 속에서 거듭 살아갈 것을 매번 깨우치고 있다.
「성체와 가정의 해」를 살아가면서 이들의 소망이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나누는 성체성사를 통해 이 세상 곳곳에 확산, 사랑의 일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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