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과 연말연시를 보내고 맞이하면서 몸도 마음도 들떠있는 시간에도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똑같이 걱정이 태산같다.
학생들은 각자 자기가 치른 시험점수와 부모들이 원하는 학교와 전공과목이 다를때 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명예와 체면때문에 제자식을 더좋은 학교(?), 과 선택을 원한다. 합격여부와 자식의 취향에 대해서는 자녀들 만큼 고민하지 않게된다.
상급학교 진학문제를 두고 시험치르는 방법이나 학교 선택에 대한 이론을 이야기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쨋든 시험시기가 시작되면 진학 학생들은 물론이지만 부모들과 함께 초비상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이 비상은 시험을 치르기 며칠전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교회와 성당 그리고 절에는 기도와 불공드리는 어머니들의 지성으로 가득찬다. 또 매스컴들은 그 장면을 생동감있게 보도한다.
물론 자식들의 좋은 점수를 얻기위해서.
『많은 어머니들의 기원을 모두 들어 주시려면 예수님과 부처님도 이 시기에는 바빠지겠구나』라며 동료와 우스개 소리를 주고 받은 적도 있다.
자녀들의 좋은 성적을 기원하며 발을 얼리는 냉기서린 법당에서 백팔배의 몇곱을 절하며 지성드리는 어머니의 답답함이나 교회에서 봉헌금을 냈다가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도로 내놓으라는 어머니의 답답함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머니들의 이런 정성을(?) 누가 원망할수 있으랴.
문제는 학생들 자신은 물론이지만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부모들이 함께 얼마나 꾸준하게 평소에 준비했고 돌보아 주었느냐 하는데 있다.
차근차근 배운것들을 생활과 함께 익히는 것이 참 자기지식이 될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이것은 수험생보다는 부모들에게 우선 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시험점수만을 위한 공부가 팽배해지고 있는 현실을 염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의식 풍조가 결국은 지금 한창 유행처럼 번지고있는「한탕주의」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하여 나는 우리를 놀라게 한 경제사건들, 그리고 권력과 명예에 얽힌 한탕주의 사건들을 금방 기억해낼 수있었다.
그러한 나, 그리고 우리 모두는 빨리 그런 기억들을 지워버릴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직하고 질서있는 사회 모든 이들이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게 되는 사회를, 신뢰 속에 사랑이 오가는 사회를.
정직과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도 웬만한 용기가 아니면 이 한탕주의에 자기도 모르게 물들어 버리기가 쉽다.
남의 잘못된 점만을 들먹거리다가 문득 예수님 말씀이 머리를 스친다.
『어찌하여 너희는 형제의 눈속에있는 티는 보면서 제눈속에 들어있는 들보는 깨닫지못하느냐?(마태 7,3)』
이 말씀을 들으면서 낯이 뜨거워지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기도생활도 평소에 게으름 피우며 미루다가 한꺼번에-사순시기 같은때-해치워 버리려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타인의 잘못을 비판하고 판단할만큼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여 생활을 고쳐나갔더라면 혹시 성인이 되지 않았을까?
꾸준하게 익히는 이론이 생활과 연결되고, 노력하는 만큼 보상을 받고, 그러면서 자기눈의 들보를 깨달을때 한탕주의란 말이 사라지고 어머니들의 답답함도 없어지고 나와 같이 예수님의 말씀이 그렇게 부끄러워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신뢰와 사랑과 전제된 생활에서 말이다.
나와 같이 예수님 말씀듣고 그토록 부끄러워지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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