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가는 우리를 보고 이웃 사람들은 천주교 신자라고 한다. 주일은 물론 나는 평일미사도 가끔 가기 때문에 열심한 신자란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천주교 신자란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는가? 정말 천주님의 자녀답게 살고 있는가? 의문이다. 천주교 신자라면 그래도 아무 종교도 없는 사람 신앙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무언가 좀 다른 게 있어야 되지 않을까. 될 수만 있다면 모든 면에서 아니면 한 가지라도 그런 사람들보다는 진보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자신이 없을까? 천주를 모르는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자기가 제일이며 또자기의 잘못은 자기로서 끝이 나지만 우리에게는 천주님이 계시지 않는가? 나의 잘못은 천주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또 진정한 나의 기쁨은 곧 주님의 기쁨이 아닐까? 그리고 성당에만 열심이라고 해서 정말로 주님을 자기의 생명과 바꿀 수 있을 만큼 사랑하는지 또 예수님이 진 십자가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40일 동안 재를 지키셨다. 참지 못할 배고픔과 끝없는 마귀의 유혹을 받으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믿음과 기도로써 참았으면 천주이시며 또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서 마귀를 쫓으셨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그때 예수님이 재를 지키시던 광야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물가, 한 사람 때문에 몇 사람을 희생시키는 인질극, 그 외에도 양심을 속이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사방에서 유혹의 손길은 뻗쳐온다. 이 사회는 그때 그 광야이며 온갖 유혹은 마귀의 손길이다. 이런 곳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신앙이 없이는 하루를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만이라도 양심을 속이는 일이 없이 살아야겠다. 항상 주님의 사랑에 감사드리고 아직도 주님을 모르는 이웃 형제들에게는 좀 더 솔직하고 좀 더 겸손하고 이웃이 울 때 같이 울어 주고 이웃이 웃을 때 같이 웃어 주며 주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해 보임으로써 그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나누어 주어야겠다. 그렇게 해서 천주교 신자란 말을 들었을 때 조금도 부끄럼이 없어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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