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뚜렷한 원인은 없어도 가정에서의 아이들의 종교 교육이 원만히 실현되지 않음을 아쉬워하면서 주일학교에 보내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게 되었다. 시골에서 시로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길을 익히지 못한 일 학년 짜리 일이를 주일학교에 혼자 보낼 수 없어 한두 번 따라 다닌 지가 육 개월.
앞으로 대여섯 번만 더 따라 다니면 안심하고 혼자 보낼 수 있으리라 낙관하고 있을 때 갑자기 딴 곳으로 이사하게 됐다. 이사 온 곳은 훨씬 멀고 근처에 딴 교회도 없기에 또 다시 두 살 난 아이는 업고 6살 짜리는 손을 잡고 일이를 따라 주일학교에 다녀보았다.
오후 2시40분에 집을 나와 3시10분까지 교회에 도착하여 6시20분에 귀가하면 4시간 동안 집을 비우거나 아빠가 집을 보아야 되었다. 너무 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그 후부턴 4주일째 주일미사에만 참예케 했다. 그러나 엄숙해야 될 미사 시간에 장난을 치며 떠들어서 어린이 미사에 참예할 것을 의논하고 있는데 한 시간 동안 학교에서 돌아와 보이지 않던 일이가 크고 높은 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대문에 들어섰다.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었고 콧등에 구슬땀이 맺혔다.『아이 어디에서 오니?』놀래서 물으니『엄마 나 성당에 갔다 왔어요』즐거울 때 버릇이 된 말끝을 올려 말하는 일이의 보고에 의하면 여동생과 함께 성당에 가본 결과 혼자도 잘 찾아갈 수 있어 이번 주부턴 동생과 함께 주일학교에 보내 달라는 청이었다.
『감사합니다』나는 하얀 구름이 흐르는 푸르고 따뜻한 봄 하늘을 올려다보며 인자하신 예수님과 성모님의 미소를 보았다. 꼬마들을 위하여 바치는 우리의 작은 정성과 소망을 기억해 주시는 예수님! 생후 처음으로 착한 모험을 하고 엄마와 함께 한껏 즐거워하는 어린 일이를 바라보면서 그의 깨끗한 영속에 부모된 사람이 심어주는 주님에게 향한 정이 헛되지 않음을 느끼며 좀 더 충실하고 구체적인 종교적인 환경을 교육을 시도해 볼 것을 다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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