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에 「어부지리」란 말이 있다. 황새가 조개살을 먹으려다 부리가 물려 빼지 못하고 서로 싸우다가 결국은 지나가던 어부가 잡아서 일거양득으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현실을 두고 한 것이 아닌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난날 동족상잔으로 혈안이 되었을 때, 이웃 일본은 어부지리로 잿더미 위에서 살이 쪄서 오늘의 부를 누리며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 반면 우리는 상처뿐인 영광으로 빚더미 도마위에 올라 무역적자로 그들의 밥이 되어왔던 것이다. 만일 우리가 서로 믿고 화해하며 상부상조로 살았다면 판도는 바뀌어졌을지도 모른다.
이미 쏟아버린 물은 포기하더라도 그것을 체험했다면 다시는 그래서 안 될 터인데 현실을 보면 관ㆍ민ㆍ농ㆍ노사분규로 하루도 영일이 없으니 이것 역시 북한의 어부지리가 안 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서로 싸운다면 손뼉치고 좋아할 사람은 따로 있고 남북이 싸울수록 좋아할 상대가 누구인지 안다면 정신을 차려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우리 선조들은 돈이 없어 비록가난할지라도 양심으로 살았기에 동족이라면 서로 믿고 상부상조로 한마음이 되어 평화롭게 살았다. 백만장자는 하늘이 안다고 했는데, 어찌해서 국민일인당 소득이 4천불을 능가한다는 현실에서 돈 때문에 싸워야하는지 말이다.
본래 인생은 「공수래공수거」가 기정사실이고 누구나 죽으면 돈 한 푼도 가지고 못 간다면, 가진자가 후하게 주면 되고 없는 자가 조금 적게 받아도 될 터인데 분규가 꼬리를 물어야 하는가?
거두절미 하고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고 어느 동네나 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지탱하지 못한다』(마태12, 25) 하셨으니, 서로 살고 흥하고 싶으면 하루속히 모든 분규가 종식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어부지리가 되던가, 아니면 죽을 쑤어 남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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