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사도 베드로가 예수께 나아가 『주님、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읍니까?』하고 물었다 이 물음에 예수께서는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고 하셨다. 나약한 인간 베드로와 스승 예수와의 「용서」에 대한 질의응답에서 응답자보다 질문자의 마음이 더 돋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이와 비슷한 대목을 또 들어보자. 이번에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죄악의 유혹이 없을 수 없지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 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저져 죽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고 말한 다음 누가 『하루 일곱 번이나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그때마다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일상적인 현대의 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일곱 번」이나 「일곱 번씩 일흔 번」이나 남을 용서한다는 것이 허무맹랑한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실천하기가 불가능 하거나 이상적(理想的)인 말로 치부하기 쉽다. 그것은 각자가 남을 몇 번까지나 용서해주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사람이 죄를 짓게 되는 경우는 순전히 자기 탓으로 인한 경우와 다른 하나는 타인으로 인해 죄를 짓게 되는 경우로 대별해 볼 수 있다. 전자(前者)는 그다지 문제될 것도、죄질(罪質)이 흉칙스럽거나 얼키고 설킬만큼 복잡하지도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이다. 그래서 「죄는 고향이 없다」는 말도 생겨난 모양이다.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들、이런 사람들은 사인(私人)보다는 공인(公人)이、유명도와직분이 낮은 사람보다는 높은 사람일수록 그 회수가 많고 죄중(罪重)도 무거울 것은 틀림없다. 위선과 이기와 탐욕의 화염으로 쉼 없이 남을 죄짓게 하는 공인들、그대들이 맷돌을 택하든지 참회로 용서를 빌든지 하는 사생결단의 시간은 아직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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