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교사로 파견대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성직자ㆍ수도자ㆍ편신도수가 1백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제44차 서울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한국교회기 이제는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진정한 형제애와 일치를 이루어 가는 교회로 새로운 변화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가는 이 시점에서 한국인 해외 선교사가 1백 명이 넘는다는 사실은 자못 우리에게 놀라움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준비하면서 한국외방선교회가 한국 교회사상 최초로 피푸아 뉴기니에 선교사제 4명을 파견한다는 소식으로 교회가 흥분과 설레임에 싸였던 일이 불과 10년 안쪽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외방선교회의 선교사제 파견에 이어 교구차원, 또는 수도회 차원에서 해외 선교사 파견이 간헐적으로 이어지긴 했으나 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미약했었다.
이번에 교황청전교회 한국지부가 남녀 수도장상연합회에 조사를 의뢰, 밝힌 한국인 해외선교사 현황을 보면 현재 전국 수도회 및 교구 등 총25개 단체에서 1백16명의 선교사들이 세계31개국으로 파견돼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처 파악하지 못한 숫자까지 합하면 한국인 해외선교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인 해외선교사중 수녀 수는 13개 수녀회에서 78명이 22개국으로 진출, 활동하고 있어 전체의 과반수를 훨씬 넘고 있다.
이들 선교사들의 활동을 보면 주로 남미와 아프리카ㆍ아시아 등 가난한 나라에서 원주민 선교ㆍ의료ㆍ난민 및 빈민에 사목ㆍ유치원운영기술학교 운영ㆍ양로사업 등으로 선교사업을 펴고 있다.
이 같은 선교사들의 파견 및 활동은 수년간 한국교회가 자립을 향한 의지를 다지면서 이와 함께 받는 교회에서 나누어 주는 교회로의 전환을 모색하는데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선교사들을 파견해온 선진교회의 성소지망자가 줄고 있는데 반해 한국교회는 사제수도자 성소가 비교적 풍부하여 선교사를 파견해달라는 요청도 받고 있다.
교회가 본질적으로 세상 끝까지 거서 복을을 선포함을 그 사명으로 한다면 우리는 주님의 이 지상 최대 명령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점을 염두에 둔다면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사 파견활동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혹자는 『아직 한국교회가 자립을 못했는데…』『국내에도 돌보지 못하는 가난한 이웃이 많은데…』라면서 시기상조임을 이야기 할 수도 있으나 교회의 참모습을 「나눔」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부족할 때 나누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기 때문이다.
88년 말 교세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선교사는 모두 4백50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선교사들 역시 본국의 사제ㆍ수도자가 남아돌아 한국에 와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해외선교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우리의 시야를 넓혀야 하겠다. 사실 한 명의 목자도 없이 교회를 창설한 우리 신앙 선조들은 성직자 영입운동에 열성적이었다.
이 열망으로 북경의 주문모 신부가 국내에 첫 선교사제로 파견됐으나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하였으며 박해에서 살아남은 신자들은 다시 성직자 영입운동을 일으켜 성직자 맞아들이기에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눈물겹게 성직자 영입운동을 폈던 한국교회 초창기활동에 비해 지금의 한국교회는 어엿이 성직자를 해외로 파견할 정도로 성장했다. 2백 살이 넘은 한국교회의 이러한 성장이 밑바닥엔 신앙선조들의 공로는 물론이려니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활동을 해온 외국인 선교사들의 노고도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가난했던 그 시절에 받았던 도움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뜻으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해야 할 시절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외국선교사들의 선교정책은 식민지 정책과 함께 함으로써 지탄을 받기도 하였으며 함께 나누려는 모습보다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에게 베푸는 식의 수직관계가 강했다. 우리의 해외선교활동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제44차 세계성체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것도 하느님의 특별하신 은총임에 틀림없다. 은총받은 한국교회는 한편 하느님의 새로운 소명과 아울러 사명도 부여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나누는 교회의 모습일 것이다.
또 이와 때를 같이하여 교황청 전교원조회 산하 「전교연맹」「전교회」「어린이 전교회」 「베드로사도회」등 4개 기구의 한국지부가 모두 발족됨으로써 세계 선교를 향한 한국교회의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가 도움을 받던 이 기구들을 통해 우리는 세계 선교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해외파견 선교사가 1백명 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분명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 우리교회가 파견한 선교사 보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선교사의 수가 3배 이상이나 많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아직도 주는 것 보다 받는 것이 더 많은 입장이다.
해외선교사 파견 1백명 돌파를 계기로 우리교회의 역량을 집결, 보다 효율적인 해외 선교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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