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엄마인 내가 어렸을 때 심어준 종교라는 가치관이 점점 무너져 버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그건 주의 말씀에 어긋나는 일이다』라는 충고를 매일 들어온 습관적인 일로서 받아들일 뿐 전혀 무관심한 상태 속에서 그들의 생활을 해나간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청소년기에 있어서 종교관이란 그 아이의 인격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옛날에 썼던 낡은 사고방식만 가지고는 새롭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교육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혹 성서에도 없는 엉뚱하고 날카롭게 구약 창세기의 일들을 질문해 오곤 한다. 우리집 장남인 성구 녀석은 고등학생이 된 후로는 비판적인 지성인으로서 성서를 날카롭게 분석해 보면 이치에 어긋나느니 어쩐다느니 하며 진지하게 교수가 된 기분인 양 이야기한다. 또한 곧 대학 입시를 치룰 우리집 딸은 역사 점수가 뛰어나 그런지 무슨 일이든지 역사가로서 볼려고 든다.『성서도 역사적으로 더듬어 볼 것 같으면…』하면서 토론하려 든다.
그러나 우리 막내 아들 성호만은 누나나 형의 말을 완강히 부인하면서『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야』한다. 아직 중학생인 그놈은 소중하게 성서를 읽고 외우기조차 한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교육으로 주입된 정신활동은 각기 제 나름대로 종교라는 것을 인식하기가 쉽상이다. 그래서 나는 장남인 성구 녀석을 성당 셀에 다니게 했다. 연령이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사귀며 성서에 의문난 점이 있으면 서로 토론하고 수녀님이나 신부님께 질문해 보면서 올바른 종교관을 확립시키기 위해서였다. 맨 처음에는 마지못해 다니는 것 같더니만 요새 와서는 매주 토요일만 되면 성당에 갈 준비를 세심히 잘 한다. 아직까지는 무슨 일에나 자신의 주관이 너무 많이 개입되거나 모든 것을 우선은 비판적 부정적으로 보려고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셀이라든가 레지오 마리에 이런 학생 단체활동은 매우 뜻 깊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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