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일제말의 암흑기에 젊은 시인 윤동주가 노래한 시다. 그는 일본 복강 형무소에서 독립운동죄로 옥사하였다. 이렇게 신념과 지조에 목숨을 바친 투쟁가였지만 그의 성품은 조용하고 섬세하였다. 잎새에이는 바람결에도 무심하지 않았고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하였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마음에 다짐하면서 홀로 자기의 길을 걸어갔다.
윤동주의 사람 됨됨이는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훌륭한 일깨움을 준다.
『동주는 별로 말 주변도 사귐성도 없었지만 그의 방에는 언제나 친구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동주있나?』하고 찾으면 하던 일을 모두 내던지고 빙그레 웃으며 반가히 마주 앉아주는 것이었다. 『동주, 좀 걸어보자구』이렇게 산책을 청하면 싫다는 적이 없었다. 겨울이든 여름이든 밤이든, 새벽이든 산이든 들이든 강가이든 아무런때 아무데를 끌어도 선뜻 따라나서는 것이었다. 그는 말이 없이 묵묵히걸었고 항상 그의 얼굴은 침울하였다. 가끔 그러다가 외마디 비통한 고함을 잘 질렀다. 『아아!』하고 나오는 외마디 소리!그것은 언제나 친구들의 마음에 알지못할 울분을 주었다』이것은 윤동주 유고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뒤끝에 고인의 벗 강처중이 발문으로 써서 실은 증언이다.
기성품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숫되고 질박(質朴)한 원목으로서 인간, 이것은 젊음의 참모습이다. 그리고 이 젊음의 모습은 늙어서 묘지로 갈때까지도 지니고 있을수만 있다면 그럴수록 좋은것이다.
숫되고 빙그레 웃고, 우정이 깊었던 젊은 시인은 그러면 왜 말수가 적고 때때로 외마디 비통한 고함을 질렀을까. 그것은 조국의 자유를 갈망하는 그의 이상때문이었다. 자유는 어느시대 어느사회에서나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절대의 요건이다. 인류역사에는 봉건전제로부터 시작하여 파시즘, 프로레타이아, 독재, 부르조아독재 등 획일주의가 때때로 있어왔다. 그러나 자유에 대한 그 모든 규제들은 과도적인 방편으로 끝나고 인류의 력사는 끝내 자유와 개방과 복지를 향해서 갈뿐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그 길로 가도록 창조하셨으며 우리의 이상과 신앙이 늘 그 길을 내다보고 있다. 이 길을 걸어가는 일은 묵묵히 강가를 거닐고 외마니 탄식을 발하는 것만이 아니고 가책없는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죽는날까지 우리는 원본의 사람으로서 숫되고 빙그레웃고 우정이 깊은 청춘을 간직하고 가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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