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은 제6회 구라주일인 동시에 제20회 세계나병의 날이다. 세상에서 버림받고 냉대를 당하면서 나병으로 신음하고 있는 같은 형제자매들을 생각하고 기도드리며 도와주는 주일인 것이다.
천간병이란 이름밑에서 죄에 대한 간벌이라고 오전되어온 이 나병환자들은 사랑의 손길이 무엇보다도 아쉬운 처참한 우리 형제자매들이다. 그리스도께서는『분명히 말하지만 너희가 여기있는 형제중에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곧 내게 해준 것이다』(마테오25-40)고 하셨다. 이들 비천한 나환자에게 동정과 도움을 베푼다는 것은 바로 그리스도께 사랑과 봉사를 바치는 셈이 된다. 성서에 의하면 그리스도께서는 나병환자들에게 유달리 깊은 관심을 가지시고 영적으로써 치료하신 것이다. 우리들은 이날을 맞이해서 구원의 길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불과한 나환자를 상기하고 그들을 돕는데 적극참여해야 할 것이다.
나병은 노르웨이의 한센 박사가 1873년 발견한 나균에 의해서 감염되는 일종의 전염병이다. 이것은 선천성질환이 아니고 소아에게 감염되기 쉬운 병으로서 환자와 장기간접촉하는 가운데 전염되는것이다. 나병은 양성환자와 음성환자로 구분하는데 전자는 나균이 현재나오는 환자이며 후자는 나균이 현재나오지 않는 환자로서 별로 위험성이 없는 것이다. 치료제로서는 DDS가 주로 사용되며 조기에 발견되어 충분한 치료만 받으면 완치할수 있는병인 것이다. 63년부터 65년까지 3년간 보사부와 WHO의 공동조사하에 경북 월성군에서 실시한 표본조사에 의하면 나환자수는 인구천명에 대해서 약4천만명으로 잡는다면 우리나라의 나환자수는 약8만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보사부에 등록된 환자는 약4만명이고 보면 나머지 4만명은 전연치료도 받지 못하고 남에게 감염의 위험성을 안은채 숨어서 생활을 하고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 가톨릭 나사업가연합회 산하에는 9개 병원이있으며 이들 병병에서 치료를 받고있는 환자수는 약4천명에 달하고 있고 약6천名의 음성환자들이 38개 정착장에 수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톨릭 나이동진료반에서도 약4천명의 환자들이 등록되어 치료를받고있다. 정착장에 목용된 나환자들은 양계양돈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자활의 길을 걷고있다. 그러나 38개 정착장 가운데 약 반수는 신체장애로 오는 능력부족과 주민들의 비협조로 인해서 자립하는데 큰 시련을 겪고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한국 가톨릭 나사업가연합회에서는 73년도 주요구라사업계획의 하나로 정착장 자활대책을 세우고 가톨릭 구제위원회와 제휴하여 자활대책 3개년 계획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있다. 가톨릭 교회단체에서 이와같이 훌륭한 구라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충심으로 폐하해 마지않는 바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그들 사업의 거의 대부부분은 외원에 의지하고 있으며 이 사업을 위해서 매년 투입되고있는 외원은 약 7천만원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가 구라사업에 기여한 액수는 얼마나 될까. 72년도 구라주일 헌금은 230만원이라고 하니 외국인원조액의 약 30분의 1밖에 되지않는 서글픈 현상이다. 가톨릭 구라후원회가 있다고 해도 그 회원수는 5백여명에다 연회비가 18만원에 불과하다. 우리들의 형제자매가 나병에 신음하고 자활하기 위해서 몸부림치는데 그들을 돕기위해 우리가 바치는 헌금액은 너무나 미미하여 모두 남의나라의 哀긍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은 독립국가의 국민으로서 수치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는 하루속히 남의 나라의 동정에 의지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 불우한 동포를 도와주도록 해야할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고무적인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그것은 70년 한국은행 부산지점에서 창립된「릴리회」의 구라활동이다. 이 회는 각 한국은행 지점망으로 그 조직을 확대시켜 매월 회비로 불입한 성금 115만원으로 과거 2년간 65명의 나환자에게 70건의 의수족을 마련해준것이다. 이러한 직장단위의 회가 많이 독립되어 구라사업에 대거 참여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구라사업도 우리의 힘으로 무난히 이루어질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것은 자활촌환자들의 강력한 자립정신과 구라사업의 협조이다. 대부분의 자활촌환자들은 자립코자 하는 강한 의욕을 가지고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자활의 터전을 닦고있으나 어떤 자활촌은 아직까지도 정부나 교회 또는 외원단체의 지원에만 전적으로 외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의존심에서 하루빨리 설피해야 할 것은 물론 여유있는 자활촌주민들도 자기네들이 입었던 은혜에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극빈자활촌이나 기타 구라사업에 자진해서 협조해야 할것이다.
제6회 구라주일을 맞이하여 모든 신자에게 구라사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극 참여를 다시한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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