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무로 인한 지방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이어서 가끔 틈 나는 대로 가까운 성당을 찾아 조배나 나대로의 명상을 갖고자 성당문을 들어서는 게 나의 뜻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좀 달랐다. 내가 들어서는 성당마다 문은 잠겨 있었고 그 성당 안으로 걸어갈려면 신부님을 찾아야 하고 표시도 돼 있지 않는 사제관을 찾으려니 성당 건물을 몇 번 돌아봐야 알 듯한 정도여서 퍽이나 불편을 겪었다.
말씀을 종합해 보면 외교인들이 무분별하게 출입하여 소란하다는 것과 건물 부속품을 망가뜨리거나 빼어가기 때문에 불가분 주일을 제외하고는 문을 잠궈 놓는 게 통례란다.
다소 이해는 하고 돌아섰지만 끝내 마음 섭섭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신자나 비신자를 막론하고 주일을 제외하고 함부로 성당 문을 들어서게 되면 먼저 의심을 받을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는 아찔할 뿐이다.
시내의 복잡성과 객관적인 여건 등으로 길 잃은 목자, 아픔과 고통에 허덕이는 자를 일일이 찾아 주의 말씀으로 일깨우고 보살피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려움을 딛고 애써서 찾아온 발길이 육중한 철문에 부딪쳐 되돌아서게 되는 이 사실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모를 일이다. 우리 교회의 안내자들에게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문을 잠그고 안방에서 기다리기보다는 성당 문을 활짝 열고 정문에서 따스히 맞아드리는 안내자가 먼저 되라』고 우리 모든 형제들이 신심의 동맥에 엉키고 부딪쳐서 참다운 대화를 조성하는 계기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나 하여 진언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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