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당에서는 금년 들어 본당설립 5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다.
그래서 5월7일은 본당의 날로 설정하고 이를 계기로 본당과 공소 전 신자들이 한 나무의 가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며, 일치와 화합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 하루를 보내는 것을 계획했다.
이른 아침의 맑고 따스한 해살을 받으며 제1부 미사로부터 시작됐다.
행사에 대한 신부님의 말씀에서, 사람들이 결혼한 후 50년이면 금혼식으로 경하하고 사제들도 서품 후 50년이면 금경축으로 경하하는데 하물며 본당설립 50주년을 기념함은 당연하다시며 50년의 역사와 그 반세기동안 선배 신부님들의 노고와 파란만장했던 역경, 모두가 지금 우리들의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이를 헛되이 않게 함이 우리들의 의무라고 하셨다.
경로행사에는 70세 이상의 노인 1백70여 어른들을 경로석에 모시고, 귀여운 유치원 꼬마들의 음악의 율동으로 이어졌다. 또한 자모들의「어머님은혜」 합창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숙연한 느낌이 들게 했다.
함께 어우러지는 90분의 점심시간은 30분도 못되는 것 같이 순식간에 지났고, 체육회를 시작하면서 행사의 열기는 점차 고조됐다. 어느새 너와 내가 아니고 전체는 하나의 우리로서 처음 느끼는 천국이었다. 그 순간이야 무엇이 부러우랴ㆍ경기에서 이길 필요가 없어 져도 그저 좋았다. 상대의 환희가 내 기쁨이었다.
줄다리기에서는 본당의 인원이 적어서인지 지고 있을 때 여러 공소분들이 본당팀을 도와 힘을 다하여 줄다리기를 했다
모두 말은 안했지만 일치의 마음은 얼굴에서 표현되었다.
마음에서 발산되는 것이 얼굴에 비춰질 때 각개인의 영혼 속에 적어도 그 순간만은 무엇인가 싹트고, 자라고, 견고해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비워지고 푸른 하늘에 따뜻한 해살의 포근함은 틀림없이 주님의 품안이었다.
행사를 마치고도 다들 흡족한 표정은 가시질 않았다. 모두 헤어져 각자 집에 갔지만 각 가정에서 이야기꽃으로 시간이 흘렀을 것이고, 하루의 육체적 활동으로 피로하지만 이날의 감동으로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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