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시내에 있는 대건신학교의 초청을 받아 참관을 하게 되었다.
완전 현대식화 된 훌륭한 내부 시설에도 놀랐지만 녹음 속에 깊이 파묻힌 학교 건물은 하나의 선경을 이룬 듯했다.
먼지 티끌 하나 없는 강의실이며 복도며 잘 정리된 화단의 꽃 한 송이에서도 거룩한 사제직을 향한 신학생의 정성과 성실성이 보이는 듯했다.
수백 년간 금녀(禁女)의 성역(聖域)으로 알려져 있던 신학교에 20여명의 여학생이 입학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2년 전부터 입학이 허용되었다 한다. 졸업하면 여자 신부가 되느냐 했더니 교회나 각종 단체의 사무원으로 활동하게 되리라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점원이 없고 물건만이 진열된<무인상점>이었다. 혹시 물건이나 금전에 착오가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아직까지 10원 한 장도 착오가 없었다고 힘차게 대답하는 신학생의 얼굴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 얼굴에서 미래의 한국에 밝은 사제상(司祭像)을 바라보는 듯했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갈 세상에 이<무인상점>은 하나의 기적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앞으로 이 세상에도<요순시대>가 와서 한 번쯤 그런<무인상점>을 실행해 볼 때가 있을 것인지 영영 그런 기회가 없을 것인지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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