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재산의 이면에는 범죄가 있다』는 명언이 있다. 프랑스의 작가 발자끄의 이 명언은 마리오ㆍ푸조 作「대부」의 책머리를 한 줄의 글발로 끌끔하게 장식한다. 암흑가의 범죄 집단인 마피아를 소재로한「대부」는 발자끄의 이 명언을 대전제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발자끄의 말을 뒤집어보면 거대한 재산의 범죄에 의해 마련된다는 뜻이 된다. ▲비록 마피아가 활개 치는 사회는 아니더라도 부정부패가 크게 문제시되는 사회에서 특히 급조되는 부의 이면엔 범죄가 없을 수 없다. 최근 동남아 일대에서 반부패운동의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현상은 부의 이면에 가증스러운 범죄의 엄존을 실증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발자끄의 말을 웅변하는 듯한 사건들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노임 체불과 저임금으로 인한 소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특권 부유층의 밀수보석사건, 외화의 해외 변태 지출사건 등 희한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야고보서 5장에는 부자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말씀이 있다.『당신들은…일군에게 품삯을 주지 않고 가로챘습니다 그 품삯이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이 세상에서 사치와 쾌락을 누리며 지냈고 도살 당할 날을 눈 앞에 두고도 마음에 욕심만을 채웠습니다』이 말씀은 재물을 탐내고 빼앗는(?) 일이 언제나 불의와 부정부패에 관계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교회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청빈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돈을 멸시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 돈이 하느님보다 더 중하고 형제애보다 더 앞서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칠뿐이다. 때문에 교회는 재물을 쌓아놓아 저주를 받지 말고 굶주리는 이들과 목 마른 이들을 위해 그 재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교시하는 것이다. ▲이 같은 교회의 가르침이 크게 작용한 탓인지 신자들은 대부분이 너무 가난하다는 평판이 높다. 헌금 액수가 개신교에 비해 10분의 1 정도를 맴도는 현상은 단순히 맥 빠진 강론 때문도 아닐 것이다.
가난하기 때문에 가난한 대중의 편에 설 수 있고「영토 없는 제국」의 역군처럼 반부패ㆍ정의구현운동의 선봉에 서는지도 모른다. 신자들의 목표는 오직『많이 거둔 사람도 남음이 없었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람이 없었다』는 성경 말씀의 실현일 것이다.
〈꼬린토후 8ㆍ15, 출애급 16ㆍ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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