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째 주일은 한국 주교회의가 1968년도에「군인주일」로 제정한 주일로서 금년 일곱 번째로 맞는 날이다. 군종제도가 1950년 12월 21일 대통령 유시에 따라 당시 육해공군에 창설되었던 것에 비하면 우리 교회가 군인주일을 제정한 것은 좀 때 늦은 감도 없지 않았으나 실제로 군인주일이 제정됨으로써 군 사목자의 사기 앙양은 물론 교회의 비상한 관심 속에 신자들의 관심도 날로 증대해 왔음에 비춰 실로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그 예로 일선 군대 사목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군종 신부단이 어느 교구 못지 않게 크게 성장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군종후원회 역시 그동안 전군 신자화 운동으로 결실되어온 수많은 영세자와 예비자들을 조직적으로 다양하게 보살펴 줄 수 있는 단체로 비약적 발전을 한 것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 일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4년간의 전군 신자화로 영세자 7천여 명의 결실을 얻은 것도 교회 내외에서 물심양면으로 협조하고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 결과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겠다.

한편 군대사목을 맡은 군종신부단도 전국 14개 교구 중 네 번째로 많은 사제단인 51명의 군종신부가 총재 주교를 중심으로 가장 민주적인 방식하에 모여 60만 대군을 사목하는 한국 유일의 특수사목을 위한 사목단이 된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이러한 사목단 구성에 저해 요소였던 군종 입대 기피현상이나 조기제대현장도 군종신부단이 발전하여 나감에 따라 자취를 감추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그렇다고 우리의 군특수사목이 만족하리 만큼 발전했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목표가 물질적인 후원이나 수적 열세 회복이 전부가 아님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우리는 군인이라는 특수한 신분의 사람들로 구성된 군대라는 특수 사회 안에서 복음의 정신에 살도록 하기 위한 복음화의 노력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진행시킬 때 군대 사목의 사명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아 이를 실행하는 군종신부단과 이를 관장하는 주교회의에 몇 가지 문제점을 거론함이 오늘의 뜻이 아닌가 본다.

특수사목을 위한 사제단으로서 군종신부단이 설정된 지 오래고 그 발전 역시 외형적으로 컸지만 실상 그 특수사업을 사목적인 면에서 볼 때 충분히 체계적으로 완수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그동안 전군 신자화 운동이란 대정책 밑에서 체계화된 사목 행정까지 기대했다는 것은 과욕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군대 사목을 위한 군종신부단이 있고 이를 물심량면으로 돕는 군종후원회가 체제를 갖추고 교회 내외의 관심 속에 존재하는 이상 군대사목도 사목적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고 사목 아이디어를 교환하여 명실공히 군대 특수사목이 군 조직속에서 체계적으로 정립되어 감을 보여 주여야 할 때라고 본다.

60만 대군 속에서 5만여 명이라는 우리 신자들이 통계적으로만 처리되거나 행사적이고 양적이고 경쟁적인 대열 속에 이용되거나 머물러 있어서는 아니되겠기 때문에이다.

예비자 획득을 위한 군 특수 예비선교 방안이나 영세한 신자의 사후 관리 방안을 비롯한 운속 운역시 소속 본당과의 연결 업무 등은 체계적인 사목 행정을 군 조직을 이용하여 그 안에서 연구하고 실시할 군종신부단의 중요한 이제부터의 과제이기도 하다.

한편 주교회의도 군인주일을 제정하거나 군종후원회를 지원함에서 이제는 좀 더 구체적으로 군인주일의 뜻을 살려 나가야겠다. 군종신부 활동지역 내에서의 성사 집행권을 비롯한 교무금 관계 군인 가족 관계 등 관할권 문제라든가 특수 사목 활동상의 질적 향상을 위한 군종신부 특수교육 문제라든가 아직까지도 신부 개인이나 교구 형편에 따라 편리한 대로 결정되다시피 하는 장기ㆍ단기 복무 등 제반 인력관리 문제를 비롯한 군종신부단으로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을 주교회의는 특수사목을 위해 파견한 모체답게 교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으로 어떤 특별한 조치를 제도적으로 감행해 줄 때가 왔다고 믿는 바이다.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72년도 주교 정기총회에서 군종신부 자질 향상을 위한 해외 풀 스칼라쉽 지원 약속이 공운되고 각 교구에 활당된 군종신부 충원에 해당 교구에서 기피하고 군인주일 1차 헌금을 몇몇 본당에서 거부하였던 사실 등은 이미 결정된 사실들에 대한 또 다른 문제점들을 제시함으로써 고군분투하는 군 사목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제문제들이 조속히 연구 검토되어 조관되기를 촉구하는 것은 군종신부단이 주교회의 산하에서 특수 사목을 위한 유일한 사제단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그의 발전 여부가 한국 교회 발전을 염려하는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고 전교의 황김어장을 복음화하는 첩경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