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듯 기어오르며
송두리채 삼키려는 무서운 피
피보다 무서운 물의 작란
응고된 피의 갈등은
불결한 물의 독소적
향연 때문이었으리라.
오호 통한이여!
어디다 하소하랴.
성맹께서 당연히
나무라신다면
사지 뼈 속까지 저려옵니다.
때리신다면
새빨간 핏방울 겹겹히 맺힐
깊숙한 심장의 흐느낌.
허약한 영성의
숨 막히는 양심의 절규
섭리여 들리시나이까?
하오나
자비로움의 바탕이신
당신은 시공을 초월해
상한 갈대들을
더욱 푸근히 감싸 주시기에
늦게나마 몽땅
버려진 허욕과 위선.
거품에 불과한
흥분 저주 분노 뒤로 한 채
다만 주어진 시간에
모쪼록
즐거우려고만 애쓰며
참 신앙 온전히 익혀보려
순수한 산소만을
듬뿍 마시고파 뜨거운 햇빛에
찬란히 반사된
은빛 튕기듯 떨구우며
항시
경건히 감사드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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