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생활의 꾸르실료 운동이 한국 교회에 전수된 것은 1967년 5월 4일 필리핀으로부터 가이모씨를 비롯한 12명의 평신도가 우리나라에 내도하여 서울 성수동본당에서 한국 최초의 꾸르실료를 실시함으로써 지금으로부터 만 7년 5개월 전에 이 운동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 후 이 운동이 급속히 전국 교구에 번지게 되자 꾸르실료의 순수성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1970년 6월 30일 9개 교구임원이 모여 한국 꾸르실료협의회를 구성하고 동년 7월 6일자로 주교단의 정식 인준을 받아 본격적으로 확대 전개되어 나갔다.
이리하여 현재는 전국 14개 교구에 6천 명이 회원을 보유하게 되었고 지난 10월 3일에는 대전 대흥동성당에서 전국 회원이 모여 한국 제4차 전국 울뜨레야의 모임을 성대히 치룬 바 있다.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모든 평신도에게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의 참여란 엄청난 직분을 부여하였으나 교회는 이들에게 사명을 완수케 할 만한 대책이 강구되어 있지 못하였고 평신도 자체도 이를 수임할 만한 자력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평신도 교육이란 과제가 시급히 등장되었을 무렵 참된 크리스찬 생활을 생활하게 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이를 항구 지속케 하고 그들의 환경을 크리스찬적으로 쇄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꾸르실료 운동이 단기 교육 훈련의 효과적이고도 적절한 방변으로 출현하게 되어 급격히 량적인 성장을 거듭하게 되고 현재 한국 교회 안의 막강한 운동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이 운동은 교회 안에 참된 크리스찬 생활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속성으로 훈련된 사도의 집단을 제공하였으며 각종 사도직 단체 내에 활력을 주입하고 평신도의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켜 교회 사목에 능동적인 협력자가 되게 하였을 뿐 아니라 가정 직장 사회 내에서 영혼의 구실을 하여 그들이 처한 환경을 크리스찬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 교회의 쇄신적인 도구의 역할을 함으로써 이 운동은 한국 교회에 공헌한 바가 다대하다.
그러나 반면에 이 운동은 교육 방법이나 내용 등을 공개해 가면서 하는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를 받은 일이 많았으며 또한 이 운동의 독특한 용어나 표현 방식 등으로 교회 내에서 타신자들 간에 이질감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으며 부분적인 현상이나마 이 운동에 참여하는 자의 엘리뜨 의식이라든지 표견상 도취감에 사로잡힌 듯한 행위 등은 교회 내에서 제3세력을 형성하는 특수집단으로 위험시 되기도 하고 광신적이라는 혹평을 받기까지 하였다.
나아가서는 그들의 열성으로 인한 좋은 의미에서의 우잉사도직 활동이나 교회 사목에 대한 지나친 관심도는 교회 내의 사목 질서를 문란케 하고 끝내는 성의자와 대결하여 불화와 불행한 사태를 빚는 현상이 흔히 엿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의욕이 무산되면 극도의 과열에서 극도의 냉각으로 떨어져 신뢰를 상실하고 교회 내에서 소외되는 사례를 가끔 보는 바이다.
이상과 같은 례외적인 현상은 분명히 꾸르실료 운동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교회가 이 운동의 비대를 기피하는 요건을 조성하게되고 꾸르실료 운동의 정통성 순수성 온정성을 깨뜨리는 자해 행위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맹성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적인 부작용은 꾸르실료 운동 자체에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성직계에서도 이 운동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그들의 영성 지도를 통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아량과 교도책이 강구되어야 할진대 무조건 도외시하는 경향은 아쉬움이 없지 않다고하겠다. 그러나 이 운동은 바오로 6세 교황께서도 그 진가를 높이 평가하여『치밀하고도 효과적인 새로운 크리스찬 쇄신의 도구』라고 하였는 바 이 운동은 교회에 제시된 잘 갈고 닦아야 할 보검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운동이 등전하고 그리스도와 교회에 보다 잘 공헌할 수 있기 위하여는 첫째로 이 운동의 부수적인 요소보다 본질적인 요소가 이 운동을 지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상 순도 사랑의 정신의 화신이되어 성화되고 헌신하고 행동으로 사랑하는 사도로서의 모습이 뚜렷이 부각되어야 할 것이고 진정 빛과 누룩과 소금이 되는 싱싱한 운동이고 집단임이 실증되어야 하겠다. 이것이 이 운동의 진정한 자기 개소이고 생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술한 여러 가지 부작용은 하루 속히 불식해 버려야 할 것이다.
둘째로 이 운동은 본질적으로 감정주의도 이지주의도 다 배격하는 것으로서 다만 이성에 기반을 다 의지에서 우러나오는 확고한 결의에서 출발하는 운동이고 진정한 크리스찬 생활을 건설하는 생활운동인 만큼 이 운동은 어디까지나 개인 성화와 환경 쇄신에 항구정진하는 생활주의에 치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셋째로 이 운동은 주교 신부 평신자가 합동하여 하는 교회운동인 만큼 성의자와의 일치와 상호협력하에 꾸르실료 이후의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이 운동의 제도가 마련한 여러 가지 방안을 실행하여 영성 수련과 형성(교육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로 이 운동의 본질적인 요소를 제외한 부수적인 요소는 스페인적인 풍토에서 이루어진 방법을 그대로 답습할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풍토에 동화시켜 여러 가지 부작용의 원인이 되고 있는 바를 토착화함이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다 하겠다.
끝으로 이 운동의 방법 관리 적용에 있어서의 발전을 위하여 전국 규모나 교구 규모의 전문적인 연구 기관이 하루 속히 요청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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