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주교회에 첫 발을 들여놓았을 때 12단 기도문이 맨 처음 우리를 맞아준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성호경으로 부터 시작한 기도문은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그리고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는 사도신경을 거쳐 부록 삼종기도까지. 이렇게 109여절에 달하는 문장과 총 1536字에 달하는 말로 기도문이 짜여져 있다.
이 12단 기도문을 접할 때면 교회와 관련 없이 살아온 사람에게는 매우 생소하고 무미건조한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기도문을 외우고 찰고를 받아 영세 입교하여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이 기도문의 완벽성과 고마움을 함께 느낄 수가 있다.
이 12단 기도문 외에도 성모님께 바치는 로사리오기도와 십자가의 길 기도 등 기타 기도문이 있고 또한 형식에 제한을 받지 않는 신자 개인적인기도가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신자 생활을 보면 미사 참례는 물론 일상기도인 조과 만과까지 소홀히 하는가 하면 평상기도인 삼종기도가 무엇인지 로사리오기도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기막힌 신자들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묵주는 장식품이며 12단 기도문은 영세시험 준비 합격을 위한 일시적인 유희였다고 핀잔을 주면 20세기 기계 문명과 숨막히는 이 바쁜 시간에 언제 그렇게 길게 기도할 시간이 있는가. 그저 성호만 그으면 된다며 마음이 문제라고 반발해 온다. 한심한 일이다.
신자로서 기도생활이 없는 신자생활은 공허하다. 신자생활이 아니다. 기도는 우리와 하느님과의 대화라 했다. 한시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지학순 주교님을 위하여 이 15척 담 안 광주교도소 신자 방 4개 감방 60여명의 신도들은 아침 저녁 조과ㆍ만과시간 그리고 묵주신공과 공소예절 시간에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 어찌 한시인들 신자로서 기도를 게을리할 수 있겠는가.
독자논단은 애독자 여러분의 란입니다. 교회 내의 건설적인 제안이나 비판이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2백 자 원고지 5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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