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 왜관에서 개최되었던 한국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한국 까리따스」의 정식 발족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 환영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한국 까리따스(CARITASCOREANA)는 교황청 직속기관으로 설립되어 있는 가톨릭 사회복지기관의 국제기구인 국제 까리따스(CARITAS INTERNATIONALI)의 한국위원회로 임시 발족된 이래 가톨릭구제위원회의 대표인 캐롤 몬시뇰이 총재의 직책을 맡아오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국 기구의 이름만이 한국 천주교 주소록에 실려 있을 뿐 산하단체나 활동 내용이 없는 유명무실한 단체로 방치되어 내려오다가 이번에 한국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가톨릭구제위원회 한국본부의 대표인 캐롤 몬시뇰의 제안으로 한국 까리따스의 정식 발족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까리따스를 정식 발족해야 될 필요성은 먼저 가톨릭 구제위원회 한국본부가 머지않아 한국서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으로 인하여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구제위원회 한국본부는 해방 다음 해인 1946년에 설립된 이래 오늘까지 연간 수억 원의 식량과 의약품과 현금을 투입하여 한국 사회에서 굶주린 자 억압받는 자 빈곤한 자들을 구호하고 재생시켜 주기 위하여 설립된 사회 복지 의료기관과 그리고 각 교구와 본당의 사회 경제 개발사업을 지원하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연간 75~80만 명의 개인들에게 물질적 혜택과 아울러 미래에 대한 삶의 희망과 자활의 의욕을 심어주어 왔다. 이와 같이 양식 지원사업 의료사업 사회 경제 개발사업 및 사회복지사업 기관에 대한 지원사업을 담당하여 오던 가톨릭구제위원회 한국본부의 활동이 미공법 480호에 의한 잉여농산물 도입사업의 완료로 인하여 축소될 뿐만 아니라 머지않은 장래에 모든 활동이 완전히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리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한국 까리따스의 정식 발족을 주교회의에서 결정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까리따스」가 명실공히 한국 천주교회의 사회 복지기관의 전국기구로서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황청 직속기관으로 설립되어 있는 국제 까리따스의 기본 목적은 첫째 사회 정의와 애덕의 정신을 전파하며 둘째 사회 정의와 인간 존엄성에 입각하여 빈곤의 제반문제와 빈곤의 원인을 연구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며 셋째 지방 성직자의 동의를 얻어 전국적인 자선단체의 기틀을 마련하며 넷째 협력단체와 모든 협조기관들의 상호 협동을 증진하며 다섯째 인류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들과 협조하며 여섯째 천재지변의 재난 기타 긴급 구호를 요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였을 때 응급 구호를 위하여 노력하는 단체를 격려하고 협조하며 일곱째 모든 사회 복지단체 및 개발단체와 적극 협조한다고 되어 있다. 한국 까리따스는 국제 까리따스의 한국위원회로 정식 발족되는 만큼 국제 까리따스의 목적을 한국 사회에서 실현하는 전국기구로서의 막중한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국제 까리따스를 비롯한 여러 국제적인 가톨릭 원조단체와의 긴밀한 유대를 통하여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조직적인「까리따스」기금 모금운동을 일으켜서 한국 까리따스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재정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며 아울러 한국 사회에서 사회 정의와 공동선을 위한 정신에 입각하여 신체적 물질적 혹은 정신적인 곤경에 빠져 있는 개인 가정ㆍ집단 및 지역사회를 돕는 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가톨릭 신자 또는 가톨릭단체의 활동을 재정적 기술적 측면에서 지원하고 조정하여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 까리따스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교구별로 교구 까리따스위원회가 강력하게 조직되어서 교구별로 까리따스의 활동을 수행하여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까리따스의 정식 발족을 주교회의에서 결정한 것을 환영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한국 까리따스창립 준비위원회가 조직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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