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석학 林語堂이 예찬하여마지 않은 여성이 있다.『나에게는 중국 문학 중 유일한 가인인 것 같이 생각이 나서 못 견디겠다』고 찬탄하며「사랑할 만한 여성」이라고 극구 찬양한 여인은 중국 청나라 때 무명화가였던 심복의 아내 운이다. 심복은 그의 자서전적 수필「浮生六記」에서 이 여인과의 생활을 여실히 그리고 있다. 운이는 용모가 뛰어났기 때문에 가인이 아니라「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찾아 사랑할 줄 아는 여인」이었기 때문에 가인이다. 진실로 총명한 이 여인의 눈은 세상 만사 온갖 사물에서 재미스럽고 아름다운 것을 찾아 내었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빛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주위의 사람들에게까지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빛과 그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는 것이 인간의 세상이다.
다만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선과 악, 미와 추, 정의와 불의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어두운 시대 각박한 사회일수록 그것을 파헤쳐 고발하고 개조하는 항거 의지도 필요하지만 그 속에 불의 불씨처럼 반짝이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 그것을 수긍하고 고무시키는 긍정적 의지는 더욱 요청되는 것이 아닐까. 운이의 지혜가 찾아내는 아름다움은 갈증을 느끼는 현대 사람들에게 청량한 생명수가 아닐 수 없다.
요즈음 항간에서는 밀수 보석을 둘러싸고 시비가 많았다. 보석을 좋아한 부인네들 때문에 비등한 국민의 여론에 몰려 파직소동까지 벌어졌으며 그 여인들이 두고두고 일으키는 파문 또한 적지 않다.
보석이란 참으로 고혹적인 돌임에는 틀림없다. 어둠 속에서도 현란한 다이아몬드. 심장을 깨고 나온 듯한 루비. 청람의 사파이어. 바닷속 뭇전설이 묻혀 있는 진주…여자들이 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데 그 보석 부인들 중의 그 누구도「나는 그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들을 가졌노라」고 말한 심미가는 없었다. 하물며 뭇여인들이 그 목과 팔과 손가락을 장식한 보석 자랑에 여념이 없을 때 조용히 두 귀여운 아들을 불러 이들이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고 말한 저 그리이스의 귀부인을 어찌 기대할 수 있을까.
아름다움이란 어떤 사물에 고유히 간직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발견하여 거기에 부여하는 한 의미이리라고 생각된다. 그리스도께서는 한 송이 백합화의 아름다움을 솔로몬의 호사와 영화에조차 비기려 하지 않았다. 어느 것이 더 근원적이며 참된 것이냐에 값어치를 둔 것이 아니겠는가.
한 송이의 꽃, 한 개의 돌맹이, 한 오리의 바람결, 한 잔의 차에서까지 운치를 느끼고 가없는 유열의 삶을 꾸몄던 예이가 우리의 어머니. 우리의 아내가 되어 주어야 우리의 생애가 쓸쓸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芸이의 방향은 은연중에 우리를 감격시켜 조촐한 가운데서도 진실된 행복의 값어치를 깨닫게 해줄 것이다.
▲고침=10일자 (937호) 본란 표제 중「佳人예」는「佳人芸」의 잘못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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