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명동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정하권 신부는 장장 50분간「교육」강론을 했다. 정 신부는 복음화에 대한 교회 내의 견해 차를 4가지로 분류했다. 그 하나는 현실 사회가 어떻게 되든 교회는 구령만 가르치면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현실의 모든 질서와 가치를 하느님의 정의에 부합시키려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견해며 셋째는 사회 개발을 통한 간접 예비선교를 직접 선교와 병행해야 한다는 절충식 견해요 넷째는 윤리와 인간기본권 문제가 개재되는 사회의 모든 분야를 도외시할 수 없다는 공의회의 입장이다. ▲특히 정 신부는 종교의 정치 관여가 타락과 박해를 자초한다는 정교 분리론을 해괴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정 신부는 정치란 그 시대와 그 지역에서 공동선을 위한 인간관계를 조정하는 것이며 종교는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렇게 종교와 정치는 모두 인간에 관계되므로 종교는 현세의 인간 생활을 좌우하는 정치에 무관심할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정권과 교권만은 구별, 분리돼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박상래 신부도 11일 명동에서 같은 사상을 피력했다.
▲이 같은 강론이나 주장은 현대 교회가 지향하는 복음화 운동의 방향과 사회 참여의 신학적 배경을 설명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기도회 주최 성직자들의 진의를 몰이해 내지 왜곡하는 발언이 보도돼 물의가 많다.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한 작금의 종교적 모임이 정치적인 집단 행동이며 따라서 탈선행위로 심판 받아야 하고 선교사에겐 추방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반된 입장은 단순한 이해 부족에서 발생되지 않았다는데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는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된 민주 정부를 거스르는 자는 하느님의 명을 거스른다고 경고한다. 그런데 기도회에서는「민주 회복」을 외친다. 정부 당국자는 위법자를 처단하는 것이 인권 침해나 종교 탄압이냐고 묻는다. 그러나 기도회에선「유신비법」이라며 법이 아니라고 외친다. 이렇게 양극화된 견해 차는 하느님의 중재와 심판 없이는 해소할 길이 없는 것 같다. 역시 기도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