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4일 국민학교 화장실에서 발생한 살해사건은 범인이 15세의 중학생이라는데 더욱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최근 양천구에서 발생했던 사건을 비롯하여 10대 소녀 폭행사건이 빈번하고 있다니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용서받지 못할 행위를 자행한 범인의 출생, 성장과정, 환경, 성격 등은 알 수 없지만 분명 부유한 가정이었고 형을 편애하는 부모와의 대화부족인데다 성적이 나빠 이로 인해 열등감이 쌓이고 스스로를 자학하는 비행, 문제청소년이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공부해라고 다그치는 부모나 사회, 그 교육현실에 더 큰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만도 영광인데,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고 꾸지람만 했으니. 80년대 초부터 우리 사회에 밀어닥친 자율화는 마침내 중고생의 두발복장의 변화를 가져왔고 사회가 통제할 수 없이 커버리자 탈선 비행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기 시작했다. 여중고 교실은 최신패션을 자랑하는 무대로 변하였고 운동화도 최고급이 아니면 신지 않으려 한다.
어디 그뿐인가, 못된 기성세대가 돈 벌자고 만든 퇴폐 향략산업이 도심지는 물론 주택가까지 침투하였다. 낯 뜨거운 선정적인 영화, 만화, 비디오와 마약 본드흡입, 음주는 더욱 말 할 수도 없이 우리 사회에 독버섯처럼 만연되어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주변의 나쁜 환경을 그대로 보고 있는 청소년을 어른들이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가?
지난 5월21일자 가톨릭신문 7면에 「사형제도에 관한 신학적 고찰」을 보고 범죄자에 대한 생명을 발탁하는 사형을 폐지하자는 국제사면위원회의 활동 등에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왜냐하면 범인이 무죄로 판명이 된다 해도 다시 살릴 수가 없고 잔혹, 비인도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딸, 내친지, 소녀가 피투성이가 되어 겁에 질려 울고 있을 때, 사람을 죽이지 마라, 대죄ㆍ소죄를 짓지 말라고 항상 들어왔는데 어느 날 집에 침입한 범인들이 가족을 묶어놓고 사랑하는 아내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폭행하였다면 과연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할 수가 있을지 참으로 의문시 된다. 그러나 이번의 중학생은 우리 사회, 어른들, 선생님이 잘못 가르친 결과로 보고 싶으며, 부모나 사회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문제학생이었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부디 용서해주자고 비명에 간 소녀에게 말하고 싶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