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외롭게 살았습니다. 아무도 그를 인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부모도 형제조차도 그들의 수위감을 자랑할 뿐 그에게는 아주 편파적이었습니다. 변덕장이들입니다. 어쩌다 계획밖에 태어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적어도 그에게는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힘써 노력을 해도 남보다 더 잘해도 그에겐 칭찬은 커녕 눈 하나도 돌려주지를 않았습니다. 밤을 새우기도 남 모르게 며칠을 그렇지만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결론은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상은 불공평하기만 합니다. 남들은 애쓰지 않아도 쉽게 모든 일에 성공하고 또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굉장한 칭찬을 받기조차 합니다. 정의가 어디에 있습니까. 정당한 것에 대한 마땅한 보수가 어디에 있습니까. 좀 더 사람은 공평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성경엔 탕자의 비유가 있다. 가아디니는 이렇게 풀이를 했다.『가라! 썩 물러나라. 너 내게서 마땅히 받을 것을 얻어 탕진치 않았느냐. 썩 내게서 물러가라』돌아온 탕자에게 내려진 서릿발 같은 공정한 아버지의 말이었다면 마땅히 있어야 할 정의는 이루워졌을 게다. 시기와 분노에 찬 큰아들의 상한 마음은 달래어졌을 게다. 그렇지만 진정코 이러한 처사가 그 아들의 마음을 만족시킬 순 없었을 게다.
내가 열심히 일하는 동안 설혹 제 모가치를 갖고 달아나 비록 모두를 탕진코 돌아왔지만 아빠의 사랑을 비록 독차지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내 사랑하는 동생이 아니었던가. 어릴 땐 철 모르게 내 손을 잡고 그렇게도 날 쫄쫄 따라다니지 않았던가. 함께 장난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웅덩 가에서 잠자리 잡던 어느 날 지친 눈까풀을 까물거리다 그만 내 뺨에 두 손을 얹고 잠들었던 그날 난 그를 등에다 업고 꽁꽁거리며 집까지 업어 다려오질 않았던가. 그러한 동생이, 그랬던 내 동생이 이젠 아빠에게서 쫓겨나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어느 집 돼지조차 칠 일자리 하나 없이 헤매인다면 아니다, 아니다. 차라리 살찐 송아지를 잡아라 비단옷을 입히고 깨끗이 씻은 그 손을 값진 보석으로 장식하라. 친구여 죽었던 내 동생이 돌아왔으니 나와 함께 어찌 즐기지 않으련가.
정의는, 엄격한 규율은 공평한 법은 마땅히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만이 모두가 아님을 또한 알아야 한다. 가슴을 활짝 열어재친 용서 관용의 용기 사랑과 선, 시기와 질투와 지독한 아집에서 떠난 사랑이 그 위에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우리의 삶은 아름다워지고 그래야만 우리가 사는 사회는 기쁨이 샘솟듯 밝아질 수가 있고 그래야만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가 있고 보다 나은 80년대를 기대할 수가 있다.
엄중한 법은 잃었던 것을 다시 제 자리에 가져다 놓을 뿐이다. 아무 것도 더 이상의 것을 창조할 수는 없다. 한 발작만 지나치면 납덩이 같은 차거움만이 남을 뿐이다. 기를 짓누르는 공포만이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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