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버리고/가진 바 없어/아픈 몸짓/죄어오는 가슴 안고/당신 앞에 나아갑니다/당신의 뜨락이/번민과 고뇌의 잡초로 뒤덮힐지라도/철철이 푸른 잎/붉은 꽃 심어/주렁주렁 열릴/생명의 말씀을 기다립니다/가진 바 모든 것을 외면한 채/ 별도 없는 하늘가/길 잃음 속에서/부시도록 뵈지 않는 당신 옷자락을 찾고 있습니다/가진 바도 없습니다/드릴 바도 없습니다/다만/가질 바 모두를 드리고자...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축일을 전후하여 20여명의 젊은이들이 사제의 길에 들어섰다. 가진 바도 없고 드릴 바도 없지만 가질 바 모든 것을 드리고자 제단 앞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거세개탁한 세속에 물들지 않고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여 초지를 일관했다. 오직 주님의 길을 따르고 복음을 믿고 복음을 전하며 생활로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 참으로 장한 분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서품자를 지켜보는 신자들의 눈망울엔 간절한 소망이 어려 있다. 그리스도를 따라 그리스도와 같이 참으로 모든 이에게 봉사하고 구원해 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봉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그들은 교회의 희망일 뿐 아니아 온 겨레와 전 인류의 기대요 희망이다. 이렇게 기대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큰 실망도 안겨줄 소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서품 때의 각오를 계속 갱신하면 하느님에게 전부를 내맡기는 신앙만 있으면 실망의 위험은 없다. 모든 것 버리고 가질 바 모든 것을 드리겠다는 뜻에 하느님의 은총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뜻 속에는 여문 가을이 이미 잉태되어 있다. 사제는 언젠가 이렇게 노래할 것이다.『약한 부리로 벽을 뚫던/ 뜨거운 소망은/ 영글어/이 크나큰 가을을 장만했다./ 타도록 마른 입술/ 지치도록 기다리는/ 나/모든 이를 위하여/ 이 무거운 결실을 맺어야 했다』
(이규철 신부 사제서품 기념집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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