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게는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한창 귀엽게 커가는 새끼게들이 똑바로 가지 못하고 옆으로만 기어다니기 때문이었다. 어미게는 새끼게들에게 옆으로만 가지 말고 앞으로 똑바로 걸어가라고 가르쳤다. 새끼게들에게 본을 보여주는 어미게 역시 새끼들처럼 똑같이 옆으로만 기어가고 있었다. ▲이른바「난국」이라는 요즘 메스꺼울 정도로 유치한 작태들을 볼 땐 이 같은 이솝 이야기가 자주 떠오르기 마련이다. 정도를 걸음으로써 「난국」을 풀어나갈 실마리는 찾지 않고 책임 있는 모든 이가 게걸음만 치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모두가 게처럼 게걸음만 걷고 집게발로 집기만 하는 사이에『암흑의 해도 기억되고 또 기록될 것』이라는 1974년도 저물고 말았다. ▲1974년을 「암흑의 해」로 규정한 것을 이른바 일부 인사의 과장된 표현이라고 가볍게 받아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근세사상 자유 진영에서는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주교 구속」「선교사 강제 추방」이란 사건은 어떻게 설명돼야 할지 실로 아득하다. 이처럼 민족사에 얼룩진 사건들이 해결될 낌새는 보이지 않고 갈수록 심각해져 가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어둠이 너무나 짙게 깔리고 있다. 어둠이 짙을수록 밝은 새벽이 다가올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새해에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지 못한 북풍이 부끄러워하는 사이에 따뜻한 태양의 무거운 외투를 벗겨 주었으면 하는 염원이 간절하다. 신정을 앞두고 모두 모두 정도를 걷는 연습이라도 해야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