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의 1월 9일자 시보를 정독한 독자는 퍽 의문점을 느꼈으리라 본다.「말하는 교회와 실천하는 교회」라는 제목으로 실린 내용을 제언 형식으로 서두를 시작하였으나 끝맺음은 서두와는 달리하는 점이라든지 필자를 밝히지 않은 채 의문 부호만을 남기고 마는 형태의 글은 무엇을 의도하였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필자의 입장을 고려해서 시보사 측에서 그러하였는지 자신이 은닉되기를 원하였는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예외를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이다. 혹 교회 지도자 운운하였기에 겸허한 자세로 그리 하였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글이나 이론적인 사상을 발표할 때는 기명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을 수련하여야겠다고 보고 싶다. 그럼 이 글의 내용을 검토하기로 하자.
『새해를 맞이하여 쏟아져 나오는 좋은 말과 이론이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를 피력하였노라』고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어떻게 애덕을 실천하고 가난한 이웃을 도울 수 있겠느냐는 방법을 제시 못했다』하며 지도자들의 실천과 표양의 결핍을 들고 있다.
그 방면 비유로는『교회는 가난한 이를 도와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못하면 살인자와 같다』고 하는 지도자들의 강론은 먼저 그들을 돕기 위해 속죄금을 냈어야만 하지 않았는가? 먼저 얼마를 내어 놓고 설교를 했더라면 정의의 구현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였으며 그는 또한 한 실례를 들어 좋은 방법이 실효를 거두지 못함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1백분지 1의 수입 배당은 20억의 인류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론을 얘기한 교회가 그때 교황님, 주교님이 먼저 실천하였더라면 수포로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사랑이 부족한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지 않았는가? 고 반문하며 말과 행동의 모순으로 부정부패는 빈부의 차이를 초래했다고 하며 반론을 제시하는 이 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성찬과 근신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또한 독자로 하여금 의문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교회사를 통하여 보든지 역사를 더듬어보면 헤아릴 수 없는 좋은 사상이나 이론들이 왜 유토피아로만 머물게 되는지 알 수 있게 되듯이 필자는 좀 더 진리에 입각할 수 있는 자세가 갖추어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기사의 용기만 가지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교회는 속단으로 그리스도의 뜻을 완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수없는 현자들의 현명함과 성자들의 희생적 사랑의 실천, 순례자들의 고행 지도자의 노고가 그리스도의 뜻을 펴는 섭리 안에 점철됨이 인류의 균형을 유지하는 엄청난 신비 앞에 우리는 좀 더 신중한 자세로 경건히 임하여야겠다고 본다.
지난 한 해를 더듬어 보기로 하자.
끊임없는 전쟁을 치루는 지구상에 평화를 호소하는 소리는「바티깐」안에서만 머물었는가를?
파키스탄의 난민들을 위해 이론이나 주장만을 세웠는지? 교회는 불의와 부정을 모르노라고 은닉되기만 원하였는지? 성탄 시기에는 혼자들만 기쁨을 즐겼는지? 반문한다면 그랬노라고 답할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필자는 왜 루터 식의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저 안에 머무르는 자들은 도둑질하여 얻은 평화를 누리며 산다』고 외치며 수도원 문을 나와 언덕 밑으로 걸으면서 중얼거리는 식으로 비난을 하는지 모르겠다. 맑스주의 거물과 TV 토론을 하는 다니엘루 추기경이 교회는 너무 부자입니다라는 힐난에 답하여 부인, 그러면 교황께서 성전을 파시기를 원하십니까? 라는 추기경의 말을 대신 하려고 한다. 필자의 글에 오류가 섞였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좋은 의도를 너무 격렬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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