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본당이 어떤 꼴을 갖추어야 사회적 여건과 신학적 요청을 만족시켜 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획일적으로 대답할 수는 없다손 치더라도 이러한 질문을 계기로 본당의 미래상을 전망할 수 있는 어떤 지점을 어색할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 사회는 그 기능과 이념의 다원화로 특징지워질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교회는 그리스도교를 의식적으로 선택한 신자들의 공동체이지 어느 혈연 공동체의 일성원으로서 유산으로 받은 신앙을 무비판적으로 승복하는 이를테면「생리학적」(?) 그리스도 교도를(태중교우들)의 공동체도 아니요, 다소간 폐쇄적인 어느 일정 사회에서 그 성원들에게 직접 간접으로 강박하는 세계관이나 윤리관을 표방하는 사람들의 집결체도 아닐 것이다. 또한 미래 교회의 영향력은 대중시위나 전시효과로 표면화하는 다수의 역력으로 행사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세속성을 띤 사회의 제기능에 종사하는 그리스도교인들의 기능의 고도와 각자의 기능 수행에 반영되는 그리스도교적 제원리가 발휘하는 가치관적 매력에 좌우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은총과 인간의 자유 간의 대결에서 이루어진다. 은총 중개의 필연적이며 기계론적 효과를 가져다 주는「시설」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되는 사회적 여건 변화를 도외시하는 저돌적이며 즉흥적인 사목적「처방」은 바로 이 절대 자유의 은총에 거역하는 사고방식에서 연유할 수도 있겠다.
또한 미래의 교회는 각국, 각 교구, 각 본당의 지역적 특수성에 따라 단위교회 간에 그 양상을 현저하게 달리할 것이다. 그러나 이 다양성은 단위교회의 지역적 특수성이 현대 사회의 고도화한 가동성으로 해서 모호해지면 질수록 지역성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오는 요소들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예측에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면, 단위교회의 미래학의 첫 과제는 바로 이러한 형성 인자들을 하루 빨리 발굴하고 이들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을 하여 미래의 단위교회의 표본을 구상하여 이를 실험하는 일이겠다.
이러한 공동체 형성 요소들 중에서 몇 가지를 예학하자면,
①교회에 내재하는 신학의 복수성의 양성화와 그 문제점들. (예술의 대중화와 비교할 수 있겠다.)
②여가의 증대와 율동 및 그 사회화 기능.
③직장 및 신분에 따르는 영성 개발과 사회 참여의 구체적 행동 방안 모색.
④지역 행정 관리 본당신부 일인체제, 자본당 중심의 고립적 사목 지양과 조직력과 가동성을 겸비한 강력 공동 사목.
⑤단위교회의 다양성에 상처하는 본당 신부의 종별화 양성과 계속적인 현임교육.
⑥교회 내외에 대한 격리, 배타성을 극복하고 개방적이며 선교열이 완성한 단위교회 형성.
⑦이 모든 것을 총괄적으로 기획 관리하는 효율적인 기구 설치.
이상에서 ⑤항과 ⑦항을 제외한 항목들은 다른 어느 단위교회에서보다도 대학 교회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실험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학 교회는 본당의 미래상을 추구하는 데 전위적 역할을 맡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신설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시기가 이 이상 천연되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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