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일간지에 종교 기사가 많이 게재되는데 그 중에 가톨릭에 대한 기사가 가장 많은 것 같다. 그 이유로는 가톨릭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들 수 있겠으나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종교의 역할을 증대시하고 사회 정화의 기수가 되어 달라는 호소인 것도 같다.
어쨌든 간에 이 현상은 우리 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겠기에 우리는 다음 몇 가지 주의사항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우리는 가톨릭에 대한 기사들 취급하는 신문인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일간지에 게재되는 종교 기사는 극히 일부적인데다「센세이션」을 위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황 은퇴설이니 사제 결혼문제니 산아 제한 허용 가능성 등을 보도하고 있다.
물론 종교지도 아닌 일간지에서 종교에 대한 기사를 완전을 기해 취급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과분한 욕심인 줄 우리도 안다. 그러나 종교 자체의 성격을 흐리게 한다든지 각 종교가 갖고 있는 고유의 정신을 왜곡시킨다면 그것은 그대로 방관하고만 있을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인들에게 기사 선정과 기사 작성에 있어서 주의를 더해 주기 바란다.「센세이션」위주보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주고 교육적인 면을 특히 고려해 주어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문인 자신들이 종교에 대한 피상적인 상식보다도 종교의 참된 정신을 알고 종교의 생리와 사고방식을 깊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종교의 정신과 생리와 사고방식을 알기 위해서는 밖에서 관찰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피상에서 끝날 것이고 종교의 내적인 조화와 생명은 신앙을 가짐으로써만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 기사를 취급하는 신문인은 종교인이기를 우리는 바라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물론 종교의 발전과 종교인들의 각성을 위해 비판적 조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 속된 안목으로 비판하는 것은 삼가했으면 좋겠다.
둘째로는 가톨릭 신자들 자신의 각성이 필요하다. 좋든 싫든 간에 일간지에 가톨릭에 대한 기사가 자주 게재됨으로써 일반인들이 가톨릭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가톨릭에 대한 많은 문제들이 왜곡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 대비해서 가톨릭에 대한 교리를 더 깊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리를 아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겠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일간지들이 우리에게 있어 전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정말 이 기회에 교회 출판물을 애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면 한다. 교회 출판물을 외면하고 교회 밖에서 출판되는 글만을 읽고 가톨릭 신앙을보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가톨릭 신앙은 俗된 지식으로 채워지고 말 것이다. 그런데 더욱 불행한 것은 이러한 일을 우리는 실제로 너무도 자주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교회 당국에 당부할 말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와 언론계 간의 더 큰 유대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교회를 대변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의 대변자를 선정하고 교회의 사상이 그를 통해서만 표현되도록 함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 교회 정신에 어긋나는 발언들이 공개 좌담회 석상들에서 나돌게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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