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이란 유교의 기본 사상으로서 인간의 최고 이상으로 삼는 덕을 말한다.
또 인은 불교의「자비」다. 그리스도교의「사랑」의 사상과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인의 근본 이념을「修己以安百姓」에 두어서 이것은 바로 박애적 사랑과 통하는 것이요 한편 맹자는「測豫之心仁之端」이라고 하여 이것은 곧 자비와 같은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인, 자비, 사랑은 다같은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유교에서는「인」을 특별히 修身斉家와 治國平天下의 근본요안로 강조하여 지도자의 최고 사상으로 삼았다는 점에 유의해서 지도자 조건의 상위 항목으로 논해 보는 것이다. 인은 글자 그대로 어질다, 착하다는 개념으로「덕」을 말한다. 덕 있는 사람 덕망가 또는 인격자 등등의 표현으로 가장 바람직한 지도자상을 가리킨다. 사람은 재덕이 겸비한 것을 원하는 바이지만 만약에 둘 중에 한 가지만을 갖는다면 덕을 취한다.
덕은 사람의 주인이고 재는 종이라는 말도 있다. 덕 있는 사람이 재주를 잘 쓰면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지만 만약에 재주만 있고 德이 없으면 이른바 才騰德薄이 되어서 좋은 지도자는 될 수 없다. 또 仁者不憂란 말도 있다. 어진 사람은 항상 마음이 평안하여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하 사람을 대할 때도 평화로운 얼굴과 부드러운 말로서 지도하는 것이 매사를 신경질적으로 지휘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효과적이겠는가.
인은 사랑이라고 앞에서 말했다. 지도자는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많은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공자는 인을 가르치고 인을 행해서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고 또 공자의 사랑을 이어 받아 그것을 실천한 성현군자 위정자학자 덕행가 등의 많은 지도자가 배출하였다. 그리고 석가모니는 자비의 도를 깨우쳐 주어 그 후계자들로 하여금 많은 성불자와 고승들의 지도자를 길러내었다. 그러나 이들보다는 훨씬 더 높은 차원의 사랑의 계명을 가르쳐 주시고 또 이를 철저하게 실천한 그리스도는 지도자 중의 지도자이고 전 인류의 영원한 지도자로 살아 계신다. 우리는 최고최선의 지도자상을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서 찾을 필요도 없고 또 찾을 수도 없다. 그리스도는『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교훈을 모든 교훈의 총결론으로 삼으셨고 또 그리스도 자신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봉사 받으러 오지 않고 봉사하러 왔다』고 분명히 밝히셨다. 그러므로 사랑은 봉사를 뜻하고 봉사는 곧 사랑을 뜻함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지도자의 취할 최선의 자세는 봉사에 있는 것이다. 지도자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잘 봉사하였느냐에 달려 있다. 작으나 크나 간에 우리는 현재 지도자의 자리에 있거나 또 앞으로 그런 자리에 있을 사명을 갖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에서부터 한 집단의 가장에 이르기까지 다 각기 지도자이다. 문제는 자기가 지도의 책임을 지고 있는 범위 안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봉사하는 사랑을 진실하게 꾸준하게 더 많이 더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기의 지도를 받는 사람을 위해 희생적 봉사를 아끼지 않는 지도자상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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