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공이 해빙의 악수를 했다. 20여년 간의 적대관계를 걷어 치우고 평화 공존과 국교 정상화를 희망하면서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중공의 모택동이 대면하고 담소까지 하게 된 것이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너무나 대조적이 이데올로기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수뇌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한 자리에 앉은 모습은 세계의 놀란 시선을 집중시키고도 남음이 있는 것 같다. ▲이보다 각도는 다르지만 역시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북아일란드의 사태다. 같은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의 일치 무-드에도 불구하고 유혈이 낭자한 분쟁을 일으키는 추태엔 놀라움과 함께 역겨운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전쟁터에서 서로 싸우던 미국과 중공이 화해와 평화의 역사를 기록하는 장면을 보면 더욱 절실한 느낌이 있다.▲이 두 가지 사건을 보고 학자들이 주장하는 양극화 현상은 현실로서 증명된 것 같다. 즉 이데올로기가 다르고 신앙이 다른 사람들과는 곧잘 대화를 하고 어떤 가교까지 놓으면서도 이데올로기와 신앙이 같은 사람들끼리는 조그마한 문제로 철저한 원수가 되어 싸우는 것이다. 이런 류의 싸움에는 추호도 양보가 없고 용서가 없고 이해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북아이란드의 경우, 가톨릭 측의 이유 있는 항의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같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집권하면서 가톨릭 신자라 해서 거주지 선택권과 직업 선택권을 박탈하고 참정에 차별을 주는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처사를 한 것은 놀랍다기보다 우선 이해하기에 곤란을 느낀다. 더욱이 민주주의의 정화로 알려진 영 연방에서 그와 같은 전근대적 처사가 그리스도교 신자에 의해 그리스도교 신자를 대상으로 감행되었다니 귀와 눈을 의심할 지경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영국의 군인들이 데모를 막 끝내려는 군중의 등을 향해 총을 난사하여 13명이 죽고 17명에게 부상을 입힌 사실이다. 데모는 폭동과 달라서 일종의 여론 형성을 위한 사회운동이 아닌가.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사회운동을 무력으로 탄압하면 우선은 조용해지지만 그것이 폭동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영국 정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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