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보도에 의하면 중공이 닉슨을 尼克松(전나무는 아무도 꺾지 못한다는 뜻)으로 표기하여 닉슨 대통령이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중공은 아름다울 미자를 썼단다. 이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군국주의 일본은 미국을 표기할 때 매일 같이먹는 쌀 미자를 썼고 소련을 표기할 땐 해(일장기)가 뜨면 즉시 소멸되는 이슬 露자를 썼으며 독일은 홀로 獨자를 써서 독일이 고립되길 기원하는 듯 표기했다. ▲시대가 바뀌면서 국제관계가 脫이데올로기的 경향을 띠게 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의 우방인 일본과 적성국인 중공 간에 정신적으로 무언가『좁고』『넓은』차이가 있음을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2차대전이 끝났을 때도 장개석 총통은『덕으로 원수를 갚으라』는 以德報怨을 구호로 내세워 당시 중국 대륙에 있던 2백만 일본군을 무사히 본국으로 환국시켜 주었었다. ▲그렇다고 중국 지도자들이 옛날부터 무슨 통뼈 같은 마음을 갖지 않았음은 와신상담이니 오월동주 같은 숙어가 증명하는 성싶다. 와신상담이란 말은 요즘에 와서 명예 회복이나 이상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갖 고난을 참고 견딘다는 좋은 뜻도 있지만 이 숙어에 얽힌 고사는 처참을 극한 복수심의 시말을 펼쳐 준다. 그것은 춘추전국시대의 오나라 왕 부차와 월나왕 구천의 복수전이다. ▲오나라의 왕 개려는 월나라를 침범하였으나 심한 상처를 입고 전사하였다. 아들 부차왕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원수를 갚기 위해 집 밖에 장작을 쌓아 놓고 그 위에 누워 2년간 신고를 겪으며 벼르다가 월나라를 쳐부수었다. 한편 오나라 부차왕에게 패하여 목숨만 건진 월나라의 왕 구천은 쓰디 쓴 쓸개를 거실에 두고 항시 그것을 핥으며(상담) 원수 갚기를 기도한 지 20년 만에 오나라를 쳐서 부차왕을 자결케 했다. 이처럼 처절했던 보복의역사가 근대에 와서 以德報怨의 역사로 발전된 것이다. 장 총통의 以德報怨은 공자의『바른 것으로 원수를 갚으라』는 以直報怨보다 한결 더 진보한 것이지만 그 극치는역시『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원수를 사랑하는 경지,즉 완성에로 향한 길은 또한 어떤 의미로 와신상담의 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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