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월 9일자 가톨릭시보『독자논단』에 발표된『말하는 교회와 실천하는 교회』를 읽고 공감하며 16일자 박스떼파노 씨의 반박문을 보고 의문을 느낀 사람으로서 나대로의 소감을 말하고자 한다. 첫째『말하는 교회와 실천하는 교회』를 무기명으로 발표한 데 대한 시비가 있는데 물론 필자의 이름을 밝히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그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전체 매수의 5분의 1을 소비하면서까지 논할 만큼 큰 문제였었는지? 우리는 좀 더 멀고 넓고 높고 깊은 것을 지향하는 뜨거운 사랑과 이해와 협력하는 그리스도인다운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을지?
둘째 무기명 씨의 글 내용이 지도자 층의 솔선수범이 긴요함과 거창한 이론과 주장들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우리의 실정에 얼마나 적합한 이론인가! 연말연시를 맞아 가난한 이웃돕기 운동을 벌였을 때『거창한 이론과 주장을 내세워 강론을 한 지도자가 그 운동을 위하여 먼저 속죄금을 내놓아 언과 행을 일치시키며 솔선수범하였던들 더 큰 효과를 거두지 않았겠느냐』함에 몹시 분개하여 TV 토론 때 맑스주의 힐난에 답한 다니엘 추기경의 말씀을 인용하였는데 무기명 씨의 말대로 사랑의 결핍으로 인한 오류가 아니었는지?
예수께서 가난한 과부가 소전 두 푼을 넣을 때『…네가 가장 많은 것을 넣었으니…그간 핍한 중에 제 가진 바 모든 생명 거리를 다 넣었음이니라』(마르꼬ㆍ12ㆍ42~44) 하였으니『자가용도 없고 저택도 없고…운운』함은 오직 성의의 비중을 논한 예수님의 뜻을 망각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셋째『…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자…』하고 여러 가지 예를 들어 반문하였는데 물론 모든 운동에 지도자들이 앞장서 일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감사하며 따르는 우리로서 좀 더 박력 있고 효과적인 방법을 아쉬워하는 것이요 다른 뜻은 없는 것이다.
『파키스탄의 난민을 위해 이론이나 주장만을 세웠는지?』하였지만 오직 주의 말씀을 믿고 생활하고 실천하는 지도자가 되고자 굳은 맹세와 간곡한 기도로써 천주의 간택하심을 받은 주님의 대행자로서 오롯이 그 고귀하고 소중한 청춘을 바치듯 물질도 떠나『과부의 소전 두 푼』같은 희생으로 임해 앞장선 지도자가 얼마나 될까 생각한다면 죄 될 것인지?
말씀으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도 인간을 인도하는 데 솔선수범을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로 하셨기에 당신의 독생자를 보내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하셨을까! 예수께서도『내가 거룩하니 너 거룩하라』
『주여 주여 부르는 자마다. 천국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오직 하늘에 계신 네 성부의 뜻을 준행하는 자 천국에 들어가리라』하신 것은 이 얼마나 말씀보다 먼저 행동을 강조한 말씀인가!
『13년 간 냉담자가 10배로 늘고 예비 영세자가 급감 대비책이 시급하다』(16일자 시보)는 기사를 보았을 때 가슴이 아팠다. 이유가 나변에 있었을까? 지도자와 평신도들의 부족함을 느끼면서 주님께 이스라엘 백성을『가나안』으론 인도하던 모이세에게 주신 은총을 우리 위해 주시도록 간곡한 기도와 함께 예수님의 일생을 묵상하면서 주의 고상을 우러러『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룸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때…』까지 더 한층 노력함은 물론, 지난날을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맹세를 다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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