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소 문제에 대하여 많은 계몽을 받아왔기 때문에 사제 성소의 중요성에 대하여 꽤 많이 알고있는 것으로 자부하고들 있다. 그러나 아는것과 실행한다는 것에는 차이가 있듯이 사제 성소의 현황을 보면 크게 안심할것도 못되는듯 하다. 물론 구미 선진국들처럼 성소문제가 위험수위에 도달하여 당장에 불안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번 부딪쳐야 할 문제임을 직감하게 될 것이다.
사제성소란 일반직업과는 달라서 많은 난점을 내포하고 있는 또한 다른 직업들처럼 싫으면 바꾼다든가 하기가 극히 어렵다. 특히 자유와 민주주의를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사제가 되어 평생을 교회에 바친다는 것이 큰 희생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에 이해할만도 하다.
그러나 사제란 우리 영신생활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 한 것인 즉 뜻있는 젊은이에게 사제성소에 응해줄 것을 호소하고 싶다.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시오 (루카 10,2) 예수님께서 친히 이 말씀을 하신 것을 보니 교회 창설 당시부터 성소 문제는 퍽이나 심각한 문제였던것 같다.
그러나 오늘의 사제성소 문제는여러모로 그때보다 더 어려운듯하다. 이전에는 성소문제라 하면 먼저 양이 문제였다.
한때 교세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비하여 사제의 절대수가 부족하여 하는 말이『벙어리 신부라도 좋으니 와서 성당만 지키고 있으면 전교가 될텐데 신부가 없어서…』하며 신부수의 부족을 아쉬워 했었다 한다.
그러나 오늘날 또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은 신부들의 질문제이다.
해방후 한국은 세계대열에 끼어서 문명 문화면에있어서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 와서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며 노벨상 후보들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럼에 반하여 신부들의 질이 해방당시와 비교하여 볼 때 일반사회가 진보 향상한만큼 향상되었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생각할 때 얼마나 자신있게 그렇다 하고 대답할수 있는지는 의문되지 않을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오늘날 사제 성소문제를 놓고 논할때 양도 문제지만 질의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하겠다. 세칭 인류명문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학부모들은 피눈물나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본다. 학교에서 학관으로 그래도 불안해서 가정교사로, 주입도 이만하면 한계점이라고 생각할만큼 명문교를 향한 집념은 무서울만큼 강하다. 그러나 우리 신자학부모들은 그 몇분의 일 정도의 정성을 자녀들의 성소문제에 경주해 보았는지 반성해 볼만한 일이다. 일류명문교를 거쳐 사회의 지준자(指遵者)로 양성해 보겠다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이다. 특히 신자자녀들 중에서 이러한 유능하고 착실한 지준적 인재가 많이 배출되기를 고대하여 마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것입니다. (마태오 4,4)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참된 생명의 말씀으로 믿고있는 우리라면 어찌 자녀들이 사회의 지도자 되기만 바라고 영신의 지도자인 사제되기를 소홀히 해서야 되겠는가. 따라서 참된 신자라면 우수한 자녀들을 많이 성소에 응하도록 적극 이끌어 주어야 할것이다. 사제생활이란 겉보기와는 달리 어려운 길임엔 틀림없다.
피상적으로만 본다면 웬만하면 신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을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오래 살다가 보면 뮛인가 부족함을 알게 될것이고 이 부족함은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는 충족될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의 공허감 때문에 젊은이들은 망설인다고 한다. 물론 이 문제는 심각한 문제이다. 전세계적으로 볼 때 얼마 안가서 성소의 부족은 교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대두되고 있음이 사실이지만 이런 어려움이 있으면 있을수록 하느님께서는 특별한 은혜를 더욱 더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잊지말고 이 난문제에 도전할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기를 고대하여마지 않는다. 세계의 장래는 항상 젊은이들에게 달려있다. 따라서 젊은이는 나라의 심장이라고 한다. 만약 심장의 고동이 멈춘다면 곧 죽음을 뜻한다. 따라서 우리 교회도 젊은이들이 안일하게 자기만을 생각하고 교회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회의 미래는 암담하다 하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하느님의 성신은 우리에게 특별한 은혜를 많이 베풀어주실 것을 믿기에 장래 우리 교회와 사회를 이끌어 나갈 젊은이들에게 좀 더 분발해 달라고 부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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