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사형제도는 꼭 존재해야 한다」는 등 사형에 대한 찬반의 소리가 사회 각계각층에서 높이 일고 있다.
그런데 인간생명을 두고 인간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모순된 일이다. 다시 말해서 남의 집 제사상에 『감놔라, 배놔라』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혼란스러운 듯한 사회를 바로 잡기위해, 해서는 안 되는 일과 해야 될 일을 정해놓아 질서 있는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사회구성원이 서로 약속하여 만든 것이 「법」이다.
이 같은 법은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그리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고 만든 것인데 「법」안에 사람을 없앨 수 있는 권한, 즉 사형제도를 존립해 놓은 것은 원래의 뜻과는 전혀 맞지 않다.
흔히 우리가 죄를 짓게 되면「천벌을 받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인간으로 부터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난 하늘의 벌은 결코 죽음이 아니다. 인간생명을 말살시키는, 그래서 인간존재 자체를 없애버리는 그런 죽음이 아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창조설화에 보면 하느님께서는 창조의 마지막 단계에서 생명을 창조시키셨다. 처음엔 물고기ㆍ새 등 살아있는 온갖 생명체를 만드시고 제일 마지막에 생명체 중에서 가장 완전한 생명체인 인간을 당신의 모습에 따라 창조하셨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이 생명체가 세상 끝까지 번영하고 존속하도록 축복까지 하셨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은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현대과학이 아무리 발전했다하더라도 하찮은 벌레의 생명도 만들지 못한다. 하물며 생명체 중에 가장 완전한 인간생명의 창조는 전혀 불가능한 사실이며 꺼져가는 생명을 다시 완전하게 살릴 수 없는 것이 인간능력의 한계이다.
또한 인간생명은 거룩한 것이다 . 인간생명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살아있는 완전한 생명체로 만드시기 위해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주신 것이다.
그리고 이 생명의 숨은 오직 하느님만이 다시 거두어들일 수가 있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인간생명을 맡아 책임질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생명의 원천은 하느님이시다.
따라서 생명에 대해 아무 주권이 없는 인간이 인간생명을 없애고 구속하는 행위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요즘 한창 거론되고 있는 사형제도폐지운동은 선진국ㆍ후진국 또는 선인(善人) 악인(惡人)구별 없이 다시 한 번 더 심사숙고 해보아야 할 심각한문제이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악인이 없을 수 없고 후진국이라고 해서 선인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불어넣어주신 「숨」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값진 선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을 법이라는 굴레에 감싸 이 선물을 빼앗아 갈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만일 우리 인간이 인간생명을 논쟁하는 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능력과 그 권한에 도전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
또한 우리 모두는 항상 「목숨」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인간의 능력으로 완전한 생명체를 창조해 낼 수 없듯이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인간생명을 인간들 마음대로 거둘 수는 없는 것이다.
성서에 보면 하느님께서도 인간생명을 거두실 때에는 심사숙고하심을 알 수 있다. 하느님께서 직접 주신 생명이지만 이 생명을 하느님 당신께서도 마음대로 못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물며 그의 피조물인 우리 인간이 어떻게 이 고귀한 생명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겠는가?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인간생명은 값지고 거룩한 것이기 때문이다. 죄 값은 오직 하느님만이 정하고 치룰 수 있는 중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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