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이맘때였을 것이다.
나는 열심히 첫영성체 교리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어머니께서도 잘 가르쳐 주셨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함께 묵주기도를 하게 되었는데 묵주기도가 끝나자 어머니께서는 성모찬송이라는 기도를 하셨다.
『하례하나이다. 천지의 모후여, 우리의 생명이시요 기쁨이시며 희망이신 자비의 어머니여 하례하나이다. 귀양살이하는…』
나 참 이상하게 생각되어 어머니께 『엄마 우리가 왜 귀양살이를 해요』라고 여쭈었다. 어머니께서는 『안나야, 하느님은 우리 인간들이 세상에서 즐겁게 살길 바라셨지만 우리가 너무 많은 죄를 지어서 귀양살이가 되었단다. 귀양살이를 하면서 죄를 지으며 배은망덕한 짓을 하면 안되겠지?』하셨다.
난 어머니의 말씀에 너무 부끄러웠다. 죄인인 줄도 모르고 거짓말하고 싸움도 하며 잘난 척 한 내가 그때처럼 미운적도 없었다.
첫영성체를 하던 날 나는 마음속 깊이 기도했다.
『주님, 앞으로 예수님 속상하게 하지 않는 착한 안나가 되게 해주세요』또 『성모님, 우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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