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교리교사생활을 했고 성당에서 나름대로 열성파(?)라고 인정받던 나였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갖게 된 후 바쁘다는 핑계로 주일미사 외에는 성당을 멀리하는 일이 잦았다. 그렇게 1년 정도를 지낸 후 2주전에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MBW에 참가하게 되었다.
나흘 동안 퇴근 후의 시간을 몽땅 투자해야 했던 관계로 신청하기 전에는 시간 내는 것이 힘들 것 같아 많이 망설였지만 어느 순간 「그 시간부터 비워놓고 내일을 해야 하지 않나」하는 느낌이 들어 주저 없이 MBW(기초그리스도 공동체 묵상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40여명의 인원 중 대부분이 아주머니들이었지만 그분들과 함께 강의 듣고 대화하면서 생활 속에서 배어 나오는 경험들을 들을 수 있었다. 첫날부터 묵상회의 강의는 나태하고 가식적이었던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고 반성하고 공감하게 해주었다.
「나는 모든 것을 하느님 자(尺)에 맞춰 생활했던가」 「흥정하는 신앙은 아니었던가」「생색만 내고 다닌 경우가 더 많았던 나는 아니었던가」
현세에서 그리스도 왕국 건설사명을 부여받은 우리,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서 얼마나 해야 할 일이 많은지. 모든 강의 내용이 새롭게 새롭게 가슴에 젖어들었다. 진정 하느님께 뿌리를 두는 삶이어야한다는 강한 마음과 함께.
파견미사를 봉헌하면서 묵상회에 참여하도록 허락하신주님께 너무나 감사한마음이었다.
어느 시인의 신앙 식구처럼「기쁠 때는 더디고 슬플 때는 서둘러 달려갔던 주님께」이제는 주님 안에서 증거하고, 형제들과 함께 나누고, 참일 때 참이라고 거짓일 때 거짓이라고 가르쳐주신 진리대로 말하며 살아가겠다고 조심스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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