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이 지상에 낙원이라 부를만한 나라가 있을까. 지난해 어느땐가 덴마크의 수상 크라그가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는 느닷없이 자기의 구두바닥을 기자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 구두바닥은 닳아서 뚫어져 구멍이 나있었다. 수상은 웃으면서 기자들에서 말했다. 『나도 이렇게 알뜰하고 검소하게 지내니까 국민 여러분도 절제하는 생활을 해주기 바랍니다』
덴마크를 비롯하여 노르웨이ㆍ스웨덴ㆍ핀란드ㆍ이 북구(北歐) 스칸디나비아권의 나라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며 정치적으로 관료주의나 독재가 없는 나라들이다. 핀란드의 대통령 만네르하임은 자기 숙소에서 투박한 야전침대를 사용하였다. 그 대통령은 말하기를『국민의 심부름꾼 중에서 제1의 심부름꾼이 대통령이다.
나의 주인인 국민들이 날마다 근로작업장에서 수고하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푹신한 침대에서 늦잠을 잘수가있는가』하였다.
이 나라에 시베리우스라는 작곡가가 있었다. 그가 새로운 작품을 작곡할 때엔 자기의 산장을 찾아가곤 하였다. 시베리우스가 산장에서 작곡을 할때면 그 상공으로 비행기가 날지못하도록 핀란드의 정부가 명령을 내렸다. 위대한 예술가의 창작작업을 소음으로써 방해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북구(北歐)의 이 네 나라에는 국민고등학교라는 것이있다. 이 학교는 덴마크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일찍이 스칸디나비아 전역에 걸치는 대국이었던 덴마크는 19세기에 넬슨의 영국함대에게 패전하여 국토가 분열되고 생활이 황폐해졌었다. 이때 1개의 소국이된 덴마크에 세명의 인물이 나타났다.
시인이요 민족적 이상주의자인 구른트비히, 히이드 넝쿨 우거진 황폐한 국토의 개간자인 달가스, 국민고등학교의 창설자인 콜이 그들이었다.
이들은 절망에 빠진 조국의 재건에 몸을 바친 사람들이다. 국민고등학교에서는 청년들을 모아놓고 농사기술을 가르치고 근로정신을 가르치고 민족의 역사를 가르쳤다.
용감한 봐이킹족의 후예로서의 긍지를 일깨웠다. 이 학교에서는 시험도 치지 않고 졸업장도 주지 않았다. 콜은 말하였다.
『씨앗을 심은 곳에는 표를 해놓을 필요가 없다. 때가 되면 저절로 싹이 터 나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달가스가 황폐한 국토를 개척하고 나서 벌판 가운데에「황무지 공원」을 만들었다. 이 공원에는 개척자들의 이름을 새긴 소박한 자연석들이 둥그렇게 둘러 세워져있다.
그들은 어느것이 더크고 작지도 않다. 서로 겸손한 모습으로 서있는 이 기념비들은 오늘까지 잘 보존되어 오고 있다.
이들은 얼마나 신앙이 깊은사람들인가. 한알의 씨를 믿은 사람들, 자기의 수고와 공로를 하느님의 헤아리심에 맡기고 안심한 겸허한 사람들, 이들이 오늘의 스칸디나비아 낙원을 건설한 사람들이다.
죽기도 전에 자기의 동상을 하늘높이 세우고 심부름꾼이 제왕처럼 거만해진는 사회는 낙원이 될수 없다.
하느님 앞에 겸허할줄 알고, 진실의 씨에 대해 신앙이 깊었던 사람들이 이룩한 북구(北歐)의 낙원, 이것은 현대세계의 사람들로서도 새삼스레 발견해야 될 교훈이요 희망이 아닐수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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