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0일자로 김재덕 신부가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주교로 임명되고 전주교구장으로 발령되었다. 71년 8월에 광주대교구장으로 이동된 한공렬 대주교의 후임으로 1년8개월만에 교구장의 공석을 채우게 된데 대해 김재덕 주교와 전주교구를 위해서 환영과 축하의 뜻을 금할수 없다. 발령을 받은 김 주교는 취임소감으로서『교구안에서 주교가 날 것을 바라던 우리의 소망이 이루어졌음은 다행』이라고 기뻐하면서 동시에『그러나 무능무덕한 사람이 주교가 되었음은 교구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라고 겸손을 잊지않았다. 또 한편 전주교구 司祭단과 평신도대표들이 한결같이 환영하는 축제무드에 들떠있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5만 신자를 가진 전주교구에서 교구안의 주교 임명을 얼마나 갈망하였다는 심정과 또 김 주교의 덕망과 역량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남음이 있다. 특히 김 주교는 교구 상서국장, 부주교 등을 역임하면서, 사목과 행정의 경험을 풍부히 쌓은 통솔자로서의 역량을 배양하였을 뿐 아니라 평신도 사도직에 대한 각별한 숙의를 보였음에 대한 일반신자들의 기대와 환영도 지대한것 같이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모든 사실에 비추어 이번 김 주교의 전주교구장 취임은 실로 적시에 적재적소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거듭 경하의 뜻을 표하는 동시에 앞으로 전주교구 발전을 위해 커다란 기대와 촉망을 거는 바이다.
이 기회에 주교 선임과 주교의 직책수행에 관련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소견의 일단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주교 선임과 지역교구와의 관계에 있어서 인물 본위의 적재원칙을 쓰느냐 지역 본위의 적소원칙을 택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적재적소가 겸비될 때는 말하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적재주의와 적소주의가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주교직의 보편성에 비추어볼 때 적재원칙에 우위성을 부여하는 것이 마땅하리라 보며 다만 그 부적소의 결함을 보충하는 방책으로서 주교의 교구간 이동을 좀 더 용이, 가능케하는 방법을 취하는 것을 제의하고 싶다.
둘째는 주교단의 일치에 관한 것으로서『주교들은 사도들의 정당한 후계자들이며 주교단의 구성원들이므로 언제나 서로 결합되어 있음을 알아야하고… 동료주교들과 함께 교회의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교사목 교령에 명시된 바와 같이 전교회안의 사목방침에 일치하여야 되겠고 또 대사회적 문제에 있어서도 일치한 보조로 행동하고 표현되어야 하겠다. 만약에 각 교구, 각 주교 간에 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 지향과 이미지가 다르게 나타났을 때에는 우리 교회의 최고 지표인 일치성에 균열을 가져오는 중대한 문제라 아니할수 없다. 오늘 현재 교회안에서나 밖에서 간혹 그러한 우려를 표시하는 소리가 들려옴에 대해 더 한층의 유의가 있기를 바란다. 다음은 주교와 사제단과의 관계에 있어서 교구 사제는 주교와 더불어 그리스도의 한 사제직에 참여하고 그것을 수행하며 주교를 보필하는 협조자인 것이다. 따라서 주교와 사제단과의 사이는 장상과 협조자의 관계인 것은 자명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명령 곧 순종의 관계라기 보다는 지도와 협조의 관계로 보아야 할것이다. 그러므로 주교는 항상 사랑의 덕과 상황판단과 방향지침을 명백히 하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겠고 사제들은 또한 겸손과 인내로서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주교에게 협력해야 하겠다. 그러나 때로는 주교의 지도역량의 부족을 아쉬워하거나 또는 일부사제들의 비협조적 자세가 항간에서 걱정거리로 되고있는 사례가 없지않음은 매우 유감된 일이다. 이러한 사태는 사제들과 신도들 사이에까지 좋지못한 영향을 파급시킬 우려마저 있기 때문에 주교와 사제들은이 무서운 복병에 대해서 깊은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끝으로 주교와 평신도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주로 교도직의 측면에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평신도들은 각 교구 내에서 주교의 사목방침에 따라 각기 분야에서 개인적 혹은 집단적으로 사도직을 수행해야 할것이다. 특히 오늘날 제2차「바티깐」공의회 이후의 움직이는 교회의 새로운 상에 대해서 일반신자들을 재교육하는 문제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신자들의 사명감을 일깨워주고 그 방법론을 익혀주는 것은 현사회의 정화를 위해서나 앞날의 교회를 위해서 한시도 소홀이 할수없는 일이다. 이때에 주교들은 신도들의 재교육을 위해서 모든 수단을 다해서 글자 그대로 가르치는 교회를 이룩하여 주기를 간절히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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