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正」을 솔선수범해야 한다. 정의에 대해서 가장 장엄하게 표현된 것을 예수님의 말씀과 공자님의 교훈에서 찾아보고자 한다.「마테오 복음」에서는 정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과 정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은 진정한 행복자라고 지목하였다. 또 론어에서는 政者는 正也라는 전제를 놓고 위정자(넓은 의미의 지도자)가 솔선 정의를 행한다면 아랫사람 된 자 누가 감히 부정을 하겠으며 또 지도자 자신이 올바르게 한다면 명령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행해질 것이고 반대로 그 자신이 올바르지 못한다면 비록 명령하더라고 그것이 통하지 못한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이 두 가지의 말씀은 인간의 기본 조건과 지도자의 최고 지침을 가장 권위 있게 가르쳐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일거일동에 있어서 그 판정의 표준을 정의의 척도에 두어야 하겠다. 즉 모든 사물을 판단할 때에「正」이란 말과 자와 저울로써 측정해야 한다. 그러면 그 正의 근본 기준은 어디 있는가. 그것은 인간 양심의 깊은 곳에서 찾아야 한다. 양심이 명하는 것이 正이 되고 또 양심이 거부하는 것이 不定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인간 양심이 또 어디로부터 왔는가에 대해서는 창조주인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그러므로 양심은 곧 하느님의 소리요 뜻인 것이다. 이와 같이 정의의 기준은 하느님의 뜻에 맞느냐 안 맞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양심이 하느님의 소리를 잘 받아들이거나 못 들은 체하거나 혹은 거역하는 경우에 따라 正과 不定의 한계선이 생긴다. 그러나 正의 선과 不定의 선이 분명할 때도 있겠지만 때로는 그 한계선이 애매할 경우도 없지는 않다. 이런 때에 많은 사람들은 그 판단에 곤혹하거나 혹은 의식적으로 적당한 구실로 삼아서 부정선을 침입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적어도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正ㆍ不定의 선상 판단은 엄격히 해서 아랫사람으로 하여금 지향할 바를 명시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또 무엇보다도 지도자 자신이 솔선수범으로 실천해야 한다. 만약에 혀짤배기 점장이가『나는 바얌풍 해도 너는 바얌(람)풍 하라』는 식으로 위정자들이 스스로는 권력을 남용하거나 재리를 탐하는 데 여념이 없으면서 국민 대중을 향해서는 애국이나 도의를 강조한다거나 교육가들이 학생들에게 구두선으로만 진선미를 감행한다면 또 종교인들이 말로는 천상의 복음을 부르짖으면서 행동으로는 참으로 구원을 얻을 길이 없어지고 말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언필칭 부정부패를 말한다. 부정은 사회 전반에 만연되어서 고질화된 것 같다. 그러면 그 부정의 근원적 원인이 무엇이겠는가? 이것은 오직 각 분야에 걸친 지도자에게 그 책임이 있을 것이다.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과 같이 위의 지도자가 부정을 하지 않는 한에는 아랫사람이 어찌 감히 부정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현재 각계각층에서 부정 추방의 커다란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많은 수의 송사리떼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작은 수의 고래급 지도자층의 부정 소탕에 역점을 두어야 효과를 더욱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많은 무리의 사소한 부정을 일소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많지 않은 수의 지도자 층으로 하여금 적극적인「正」을 강행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 모든 사람이 다 부정을 하더라고 나만은 正을 하겠다는 지도자가 여기 저기서 속출하여 파사원정의 우렁찬 나팔소리가 진동되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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