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부터 우리 국토의 제1선을 담당하고 있는 일부 관하에서 군인 복음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그 뒤 이 운동은 점차 커다란 성과를 거두어 드디어는 60만 대군의 전군 신자화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실정에 이르렀다. 이는 참으로 중대한 의의를 갖는 장거로서 환영해마지 않는 바이다. 이 운동의 윤곽을 대략 살펴보건대 군의 각 부대에서 내무반을 종교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가기 위해 교리강의 미사 예배 법회 등 각종 종교집회를 실시하고 있다. 대체로 불교 개신교 및 천주교의 삼대 종교를 중심으로 하고 군종신부와 목사와 군승으로 하여금 각 종교별로 군인 신자화 운동을 책임 지도하도록 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교회의 입장으로 볼 때 정의의 하느님과 인간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투철한 신앙으로서가 아니면 북괴의 김일성 우상화를 통한 전쟁 준비에 대응할 만한 정신 무장과 애국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군 신자화 운동의 목표로 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신앙은 정신 무장이나 애국심을 위해서만이라기보다는 그 이상의 인간 본질에 관한 고차원의 초월적이기는 하지만 여기서 그런 문제를 다루려는 것이 아니고 오직 전군 신자화 운동은 군의 목적 달성에서 매우 유익하고 동시에 인간화의 근원이 되는 신앙을 얻게 되는 말하자면 일거양득의 큰 효과를 거두게 되는 쾌거에 대해 두고 있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교우 장병들의 열렬한 협력을 얻어 가면서 군종사제들의 눈부신 활동으로 인해서 이미 그 성과는 막대하게 나타나고 있다. 각 부대에서 수십 명 수백 명의 영세자가 속출하고 있음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이번 부활을 앞두고 일선 모부대에서는 500명의 영세와 다른 500명의 견진성사를 동시에 거행하는 전무후무한 성사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실로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일선 각 부대에서 이미 후방의 성직자와 평신도 지도급 인사를 초청하여 장병들에 대한 종교 계몽 강연으로 수차에 걸쳐 실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도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또 특기할 만한 일은 금년도 육사 신인생들의 종교 선택 지망에서 360여명 중에서 가톨릭 지망이 예년에 없었던 160여명의 최다수에 달하였고 또 제3 사관학교에서는 무려 220명이나 되는 지원자들이 있어 각각 매주 종교시간을 통해서 교리를 익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앞날에 고위 지휘관으로서 활약할 기회가 약속되어 있는 군인이므로 그들의 교회 입문과 신앙생활은 참으로 우리의 중대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편 현재 군인 교우의 현황을 보건대 23년 전에는 5만여 명의 신자에 불과하였던 것이 71년 말 현재로는 이미 7만 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전군 신자화 운동의 뚜렷한 결실로 나타난 것이 아니겠는가.
이와 같이 군 전체의 종교「붐」과 신자 수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도할 책임을 맡은 군종신부 측을 본다면 그 요원에 있어서 불과 사제 40여명으로 같은 군종의 목사가 3백여 명의 다수인 데 비해 엄청나게 병력의 부족을 느낄 뿐 아니라 또 군종신부들에 대한 모든 지원이 매우 빈약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전방 군종신부들의 생활과 활동 상황은 참으로 筆舌難記의 형편이다. 오막살이 세방 숙소에서 홀로 기거하면서 넓은 지역의 많은 신자와 장병들을 위해 문자 그대로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실로 감탄할 뿐이고 위문할 말이 없을 정도이다. 더욱이 군종사제들의 공통적인 고충은 신자 군인이나 예비자 장병에 대한 종교 서적의 보급에 있다고 한다. 성서를 위시해서 교리서 기도서 미사책성가집 기타 잡지 신문 등의 교회 출판물의 보급이 아쉽기 한없는 것이다. 이것 역시 군종목사들에 대한 그들 소속교회 측의 풍부한 지원에 비할 때 더한층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서 우리 교회에서도 늦게나마 몇 해 전부터 군종후원회라는 지원단체를 조직하여 그간 많은 활동을 전개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에는 전도요원의 느낌을 주고 있다. 최근에 이르러 후원회가 연내 달성 목표로 5천 명 회원의 획득과 2천만 원 기금의 확보를 위해 맹렬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은 실로 괄목할 만한 일이다. 군인이거나 아니거나를 막론하고 하느님의 백성인 신자들은 이때에 전군 신자와 운동에 적극 호응하여 한국 복음화의 좋은 기회를 일실치 말아야 하겠고 또 군종활동의 중대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여 적극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이번에 군종후원회 총재로 새로 취임한 김수환 추기경은『60만 젊은 군인들은 우리의 아들이며 형제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돕고 보살피는 군종신부와 전군 신자화 운동을 지원함은 바로 우리 아들 형제들의 영신 사정을 돕는 일임은 물론 이들을 통하여 교회의 젊음을 되찾고 떨어진 사회 윤리를 재건하는 데 작으나마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신자 장병은 물론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는 군인들 속에서「복음의 소리」가 더욱 힘 있게 메아리치도록 신자 여러분의 성원을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희망의 부활을 맞이하는 이때에 현명한 신자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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